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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친절한 환영 메시지와는 전혀 다른 죽음의 경쟁 예고. 하지만 희망은 있다.
다저스는 2024년도 월드시리즈 우승 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선수들을 싹쓸이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영입했고, 타일러 글래스노우에 이어 우승 이후에도 1선발 유력 후보 블레이크 스넬을 영입한데다 '우승 주역' 토미 에드먼에게 장기 계약을 안겼다. 다저스가 디퍼 계약(연봉 일부 지연 지급)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신용카드 할부 결제처럼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남발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역대 최강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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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김혜성의 주포지션은 2루 혹은 유격수 백업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럭스와 경쟁을 해야한다. 럭스는 1997년생으로 김혜성보다 2살 많고, 2024시즌 빅리그에서 타율 2할5푼1리에 출루율 0.320 OPS 0.703을 기록했다. 또 10개의 홈런을 쳤다.
숨 막히는 다저스 타선에서 유일하게 공략할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김혜성의 수비가 유격수보다는 2루수에 더 적합한 것을 감안하면, 유틸리티로 활용폭을 가지고 가되 럭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여줘야 한다.
일단 다저스는 김혜성 영입 후 40인 로스터에 자리를 마련했다. 유망주 포수 디에고 카르타야가 지명할당 조치 됐다. 23세 포수인 카르타야는 스카우팅리포트에서 20위권 유망주로 평가받아왔던 선수인데, 김혜성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유망주 한명을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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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의 몸값은 빅리그 기준으로 적은 편이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출전 기회가 주어졌을때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의 대부분을 보낼 수도 있다. 고우석 역시 비슷한 이유로 미국 진출 첫 시즌을 마이너에서 보냈다.
계약 규모가 예상보다 기대치를 밑돌아도, 다저스 역시 '유틸리티맨'으로써 김혜성의 가치를 인정하고 계약을 성사시킨 것만은 분명하다. 또 같은 에이전시(CAA) 소속인 오타니는 물론이고 WBC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에드먼의 존재도 김혜성에게는 상당히 편안한 환경에서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생겼다. 다저스는 한국팬들에게도 무척 친숙하고, 정보가 많이 알려져있는 팀이다.
김혜성의 다저스행은 험난한 생존 경쟁의 예고편이다. 그러나 틈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김혜성이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자신의 몸값을 올리느냐에 따라 빅리그 출전 기회 횟수가 달라진다.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