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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한 경기 한 경기 굉장히 소중하다."
서건창은 KIA 덕분에 그라운드를 더 누빌 수 있었다. 시즌 초반 서건창이 백업으로 불규칙한 출전 기회 속에 시즌 첫 안타가 나오지 않을 때는 이범호 감독부터 코치들까지 "파이팅"을 외치며 묵묵히 힘을 실어줬다. 서건창은 지난해 3월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첫 안타를 시작으로 3안타를 몰아쳤다. 뒤늦게 터진 서건창의 첫 안타에 KIA 동료들은 자기 일처럼 축하하며 기뻐했다.
서건창은 이적 첫 안타를 기록한 뒤 "그냥 지나가면 매번 파이팅을 불어넣어 주신다. 그 이상도 아니다. 그 마음을 나도 잘 알고 있고, 감독님과 코치님들 다 파이팅해 주시고, 그냥 그런 마음이 느껴졌다. 파이팅 한마디, 그 세 글자에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하던 대로 하려고 하고 있다. 너무 잘하려고도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했다"며 KIA 선수단에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서건창은 FA 시장이 열리고 2개월여가 흐른 지금 여전히 미계약자로 남아 있다. KIA에서 같이 FA 권리를 행사한 투수 장현식(30·LG 트윈스 이적)과 임기영(32)이 차례로 계약에 성공한 가운데 서건창만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장현식은 LG와 4년 52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떠났고, 임기영은 3년 15억원을 받고 KIA에 잔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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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지금까지 계약서에 사인하지 못한 것은 구단과 선수 사이에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결혼한 서건창이 신혼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협상이 미뤄지기도 했지만, 일찍 매듭을 지으려면 그럴 수 있는 기회는 많았다.
서건창이 지금 시점에서 몸값을 올리려면 다른 구단의 경쟁이 붙어야 한다. 서건창은 FA C등급이라 보상 규모가 작지만, 지금까지 외부 영입 움직임은 없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와 2루수로 부족한 수비, 1루수로 부족한 타격 등이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올해 서건창의 타격 지표 자체는 좋았지만, 냉정히 주전은 아니었다. 2021년을 끝으로 서건창은 1군에서 100경기, 250타수를 넘긴 시즌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러니 KIA로선 아무리 대우를 해줘도 큰 규모의 계약을 안기긴 어렵다.
서건창은 넥센 히어로즈 시절인 2014년 201안타로 KBO 역대 최초 200안타 역사를 쓰며 그해 MVP를 차지했다. 빼어난 안타 생산 능력은 올해도 보여줬지만, 주전급 선수의 계약을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제 서건창의 판단에 달려 있다. 서건창이 KIA와 이른 시일 안에 타협점을 찾을지, 아니면 스프링캠프까지 조금 더 멀리 보고 다른 구단에서 변수가 생기길 기다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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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