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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전부터 우리 리그(KBO)에 올 생각은 없었죠. 왜냐하면 멕시코 리그를 갔으니까."
심재학 KIA 단장은 위즈덤과 처음 접촉할 당시를 떠올리며 "우리 리그에 올 생각이 없었다. 멕시코 리그에 갔다는 것은 거기서 가능성을 찾겠다는 뜻이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경기 수(75경기)가 그렇게 많이 뛰지 못했다. 나이가 있는 선수니까 멕시코에 가서 가능성을 다시 찾고,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도전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심 단장은 윈터리그가 열린 멕시코를 직접 찾아 위즈덤 측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처음에 위즈덤의 에이전시를 윈터리그에서 만났다. 에이전시 대표를 찾아가서 미팅을 하면서 KBO리그에 대해 설명하고, 우리 구단에 왔을 때 어느 포지션에서 뛰게 될 것인지 또 우리가 바라는 기대치 등을 강하게 어필하면서 설득하는 시간이 한 이틀 정도는 걸렸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KIA는 26일 '위즈덤과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심 단장은 구단 관계자들과 함께 위즈덤이 출전한 멕시코 리그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꼼꼼히 살폈다. 위즈덤은 나란헤로스 데 에르모시오 소속으로 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0(28타수 7안타), 3홈런, 9타점, OPS 1.007을 기록했다. 치면 절반이 장타인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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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단장은 "배드볼히터는 아니다. 배드볼히터라고 하면 스트라이크존과 상관없이 스윙을 무작위로 돌리는 것인데, 그런 스윙은 아니다. 다만 존 안에 들어오는 공에 헛스윙률이 조금 높은 상황인데, 이번에 우리가 조금 긍정적으로 본 게 있다. 멕시코 리그 경기를 우리가 풀로 다 봤는데, 멕시코 리그는 어떻게 보면 메이저리그의 하위 리그다. 윈터리그에 나서는 투수들이 KBO 투수들보다 조금 상위 투수들인데, 거기서 위즈덤이 적응하는 모습들이 오히려 타율도 그렇고 OPS도 그렇고 훨씬 좋은 모습이 나오더라. 그래서 이제 한국에서도 통하지 않을까 확신이 생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KIA는 나름의 확신을 근거로 위즈덤을 설득해 메이저리그 88홈런 경력을 자랑하는 거포를 품을 수 있었다. 위즈덤이 멕시코 리그의 활약을 KBO리그까지 이어 간다면 다음 시즌 김도영(21) 나성범(35) 최형우(41)와 함께 KIA 강타선을 탄탄하게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위즈덤은 메이저리그에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세 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고, 한 시즌 최다 28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장타력을 보유한 선수다. 장타력과 더불어 평균 이상급의 주루 스피드와 준수한 송구 능력도 갖췄다"고 높이 평가했다.
위즈덤의 포지션은 1루수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 1루수 외에도 3루수, 외야수까지 가능하긴 하다. 이범호 KIA 감독이 스프링캠프에서 위즈덤의 수비를 보고 최종 판단하겠지만 타격에 조금 더 집중시키기 위해 외야수보다는 1루수로 뛰게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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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