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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말하고 싶었지만 절제했다" 최형우의 용기 → '정치적 중립 의무' 어차피 없다

한동훈 기자

기사입력 2024-12-15 13:27


"더 말하고 싶었지만 절제했다" 최형우의 용기 → '정치적 중립 의무' …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24 KBO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하는 최형우. 삼성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2.13/

"더 말하고 싶었지만 절제했다" 최형우의 용기 → '정치적 중립 의무' …
2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KIA의 한국시리즈 5차전. 5회말 무사 최형우가 솔로포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0.28/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우리나라가 많이 힘든데..."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용기있게 꺼냈다.

지난 13일 최형우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최형우는 "우리나라가 많이 힘든데 야구팬들은 선수들이 플레이할 때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과 맞물려 '정치적 목소리'를 낸 것이 아니냐고 바라볼 수도 있다.

어떻게 해석하든 문제의 소지는 없어 보인다.

KBO리그는 선수에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를 강요하지 않는다.

리그 규정과 규약 및 선수 계약서에 '품위 유지' 관련 조항이 있지만 정치적 의견을 표출해선 안 된다는 제한은 없다.


리그 규정에는 '헬멧, 모자 등 야구용품에 지나친 개인 편향의 표현 및 특정 종교를 나타내는 표식 금지' 정도가 그나마 비슷한 항목인데 최형우의 소감과는 무관해 보인다.

리그 규약은 '품위손상행위'에 대해서 '선수, 감독, 코치, 구단 임직원 또는 심판위원이 마약류 범죄, 병역 비리, 종교·인종·성차별, 폭력, 성폭력, 음주운전, 도박, 도핑, 과거 학교폭력·인권침해와 관련한 부적절한 대응 등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로 정해놓았다.


"더 말하고 싶었지만 절제했다" 최형우의 용기 → '정치적 중립 의무' …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24 KBO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 수상하는 김도영. 삼성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2.13/
야구선수계약서에서 명시한 '선수의 의무'에도 정치적 의사표현에 관한 내용은 없다.

최형우는 어차피 직접적인 표현도 피했다. 탄핵이나 계엄 같은 단어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최형우는 시상식이 끝나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마음 같아서는 더 말하고 싶었다. 많이 절제했다. 정말 몇 차례 생각하고 그래서 이야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충동적으로 내뱉은 소감이 아니라는 소리다. 최형우는 "후회는 없다. 내가 뭐 이상하게 말을 한 것이 아니지 않나. 그냥 힘들다고 했다"며 웃었다.

3루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 KIA 김도영도 수상 소감으로 "추울 겨울이 가고 따뜻한 연말 보낼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취재진은 김도영에게 '최형우의 소감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김도영은 "받아들이기 나름인 것 같다. 그냥 날씨가 춥다. 이제 좀 더 따뜻한 내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했던 말"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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