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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도미니카공화국전에 팀이 0-6으로 끌려가던 6회초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했다.
선발 임찬규(3이닝 5피안타 3실점), 두 번째 투수 소형준(1이닝 3피안타 1실점), 세 번째 투수 조병현(1⅔이닝 3피안타 2실점)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간 김서현은 1루 주자의 2루 도루를 포수 박동원이 저지한 덕분에 이닝을 어려움 없이 마쳤다.
곧바로 6회말 한국은 상대 실책을 묶어 대거 4점을 내 4-6으로 추격했다.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한국이 상승세를 탄 가운데 김서현은 7회를 반드시 무실점으로 막아야 했다.
김서현은 7회초 1사 후 단타를 하나 내주긴 했으나 후속 타자 라이너 누네스를 병살로 요리하고 임무를 마쳤다.
마운드가 무너지던 가운데 등판한 김서현의 호투로 한국은 상승세를 타 결국 9-6으로 역전승했다.
경기 후 김서현은 "처음 올라갔을 때 주자가 도루한 것을 박동원 선배님이 아웃 잡아주셔서 운 좋게 넘겼다. 두 번째 이닝은 첫 타자가 투수 땅볼을 쳐서 제 페이스대로 아웃카운트를 잘 잡았다"면서 "어떻게든 이닝을 막아서 타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7회에 올라갈 땐 점수 안 줘야 따라간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아직 이번 대회가 끝나지 않았지만, 한국 야구대표팀 최대 수확 가운데 하나는 김서현의 발견이다.
시속 150㎞가 훌쩍 넘는 빠른 공에 일본 타자들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슬라이더를 앞세운 그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김서현은 15일 일본전에서도 ⅔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벌였고, 일본 야구팬들은 과거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임창용의 향기를 김서현에게서 느끼고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김서현은 "일본 야구팬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기회가 되면 한 번 (일본프로야구에) 다녀와 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은 4-6으로 끌려가던 8회 5득점 해 경기를 뒤집었고, 김서현은 투구 후 트레이너로부터 관리를 받고 있어서 직접 장면을 보지는 못했다.
그는 "자세히는 못 봤어도, 더그아웃에서 들리는 소리만 듣고도 (역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18일 호주전으로 조별리그를 마친다.
조별리그 2승 2패를 기록 중인 한국은 호주전에 승리해도 슈퍼라운드(4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대만이 호주와 쿠바에 모두 패해야 슈퍼라운드가 열리는 일본 도쿄돔에 갈 수 있다.
김서현은 "호주전도 출전하면 쥐어짠다는 생각으로 하겠다. 그리고 도쿄까지 가면 좋은 기운으로 열심히 판을 벌여보겠다"고 다짐했다.
4bu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