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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형, 그렇게 던질거면 그냥 내려가."
무실점 투구 끝에 홈런을 맞은 투수에게, 그것도 그와 호흡을 맞추는 포수가 쉽게 꺼낼 수 없는 말. 그런데 양현종은 이후 오히려 더 힘을 냈고, 완투승을 거두며 김태군과 얼싸 안았다.
왜 김태군은 그때 그런 이야기를 꺼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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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편할 리 없다. 하지만 김태군은 "후배들 입장에선 '태군이형은 가차 없구나' 느낄 수도 있다. '나쁜 선배'처럼 비춰질 수도 있는데, 나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V12 확정 직후. 펑펑 눈물을 쏟은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우승하는 순간 그동안 지내온 야구 인생 뿐만 아니라 올 시즌 동료, 후배들에게 했던 말들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당연한 결과'는 없다. 피나는 과정, 남모를 눈물이 더해져야 비로소 세상에 빛을 볼 수 있다. 선발진 붕괴, 외국인 문제, 2위 추격 등 갖가지 악재를 뚫고 페넌트레이스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37년 만에 광주에서 V12의 깃발을 들어올린 KIA. 그 안엔 '독설가'를 자처한 안방마님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