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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신 거포 김영웅에게는 가혹한 순간이었다.
데뷔 첫 가을야구에서 번트 실패의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에 나선 첫 타자. 번트사인이 나왔다.
KIA 벤치가 고심끝 선택한 전상현이 2루 주자 견제모션을 취하며 반응을 살폈다. 김영웅이 순간적으로 번트를 위해 배트를 짧게 쥐려는 모습을 노출했다.
정규시즌 딱 1번 뿐인 희생번트 경험. 하지만 포스아웃 위험을 뚫고 꼭 2명의 주자를 진루 시켜야 했다.
그렇다고 번트를 위한 대타를 낼 수도 없는 노릇. 번트 작전을 뻔히 눈치 챌 상대가 100% 압박수비에 나설 것이 분명했기 때문. 번트 경험이 많지 않아 확률이 반반인 거포 좌타자 김영웅이 상대를 교란하기에는 적합한 카드였다.
초구 143㎞ 빠른공. 기습번트 처럼 배트를 내려 공을 맞혔다. 하지만 타구가 너무 짧았다. 포수 김태군 앞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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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순간이었다. 강공으로 밀어붙이기는 부담이 컸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이 상황을 복기하며 "야구는 확률 싸움이다. 초반이 아닌 중·후반으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보내 놓으면 안타 없이 추가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실패해 추가점을 못내면서 아쉬운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번트 실패 후 김영웅의 심리적 부채 의식이 커졌다.
1차전 마지막 타석 부터 2차전 4번째 타석까지 무려 4개의 삼진을 당하며 타석에서도 평정심을 잃었다. 부상으로 빠진 이재현 대신 이동한 유격수 자리에서 3회 김선빈 굴절 타구에 포구 실책까지 범했다. 오랜만의 유격수 수비였지만 평소답지 않게 자세가 높아서 나온 실수였다.
그나마 2-8로 뒤진 9회초 2사 1,2루에서 KIA 마무리 정해영의 슬라이더를 당겨 우전 적시타로 마지막 타석을 채운 것이 위안거리.
실망은 이르다. 아쉽지만 이런 큰 경기 실패 또한 리그 최고의 3루수로 가는 과정의 일부다.
하루를 쉬며 절치부심 반격을 준비할 김영웅. 마지막 타석 적시타가 25일 대구에서 열릴 3차전에서의 만회를 위한 희망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