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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가 벌이는 통산 12번째 월드시리즈는 26일 오전 9시8분(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막을 연다.
이 월드시리즈가 막을 내리면 곧 또 다른 엄청난 '이벤트'가 다가온다. '21세기의 테드 윌리엄스'라 불리는 후안 소토가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된다.
소토에 관한 질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양키스를 떠나느냐?'와 '오타니 몸값을 넘어서느냐?'다. 지금 예상하는 건 섣부르지만, 현지 매체들과 전문가들은 대부분 '양키스 잔류'와 '오타니에 버금가는 몸값'을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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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목할 대목은 양키스와의 재계약 가능성이다. 그는 '애런 저지, 게릿 콜, 카를로스 로돈,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맺은 거대 계약들 때문에 소토에게는 충분치 않은 수준에서 양키스의 오퍼가 이뤄질 수 있다. 소토와 계약하면 현재 로스터를 유지하거나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자원을 더 조달해야 한다'고 썼다. 결별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같은 뉴욕을 연고로 하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돈이 많은 스티브 코헨 구단주가 이끄는 메츠를 유력 행선지로 꼽았다. 플레스코프는 '코헨에게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코헨과 데이비드 스턴스 사장은 소토를 확보한다면 메츠가 수 년 동안 강팀의 반열을 유지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메츠가 소토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매체가 또 나왔다. 뉴욕 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엘 셔먼은 22일 '메츠와 스티브 코헨은 후안 소토를 양키스로부터 빼앗아 오기 위해 뭐가 필요하든 전부 쏟아 부어야 한다'는 장문의 칼럼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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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패배를 안긴 LA 다저스의 행보를 따라하고 지속적으로 우승 전력을 갖춘 팀과의 차이를 좁히기를 바란다면, 다저스가 지난 겨울 1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듯 사생결단의 오프시즌을 벌여야 한다. 다저스는 작년 12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영입하느라 10억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했다. 그 결실이 월드시리즈 진출로 이어졌다. 메츠는 작년 야마모토 영입전에 뛰어들었음에도 그가 우승 전력을 갖춘 다저스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코헨과 스턴스 사장은 소토 뿐만 아니라 필요한 모든 FA들을 정성껏 영입해야 한다. 다저스의 메츠 버전? 소토와 오타니급 메가 딜을 하는 건 어떤가? 코헨은 자신의 구단을 미술품 콜렉션처럼 보여주고 싶어한다. 원하는 것을 위해 필요한 돈을 쓸 사람이다. 스턴스 사장의 조언에 귀 기울이지만, 그가 저렴한 가격으로 오프시즌 작업을 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서는 안된다.'
주목할 대목은 메츠 외야수 브랜든 니모와 나눈 인터뷰. 니모는 "스턴스는 필요한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분이다. 그건 코헨이 이 구단이 갔으면 하는 방향으로 인도하는데 굉장히 중요하다. 그 분들은 메츠가 더 이상 뉴욕의 또 다른 팀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 이상으로 존경받는 구단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즉 코헨 구단주가 뉴욕이라는 거대 연고지에서 양키스의 '들러리'가 아닌 그 이상의 구단으로 만들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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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가 돈을 많이 쓰는 구단인 건 코헨 구단주가 2020년 팀을 인수하면서부터다. 그러나 메츠는 돈을 '잘 써왔던' 구단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FA 맥스 슈어저와 저스틴 벌랜더다. 슈어저와는 3년 1억3000만달러, 벌랜더와는 2년 8666만달러에 계약하며 AAV 역대 최고액 기록을 세워줬다. 그러나 두 투수는 메츠에서 부상으로 신음한 뒤 지난해 여름 모두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메츠가 포스트시즌 의지가 없다는 걸 인지하자 트레이드에 동의했다. 둘의 남은 연봉 대부분은 메츠가 부담하기로 했는데, 그 기간이 이제는 끝났다.
소토는 대안이 없는 FA다. 건강한 신체와 입증된 실력에 페넌트레이스 뿐만 아니라 10월 야구에도 강한 타자가 흔치는 않다. 코헨이 의지를 불태운다면 양키스가 베팅을 쫓아갈 수는 없다. 소토는 저지만큼 양키스에 애착이 크지 않다는 걸 스캇 보라스는 잘 알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