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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넘어 V12를 꿈꾸는 KIA 타이거즈.
올 시즌 투-타 모두 최강팀이었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7명 중 4명이 3할을 찍었고, 나머지 3명도 2할 후반대의 막강 타선을 갖추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제임스 네일(12승) 양현종(11승)이, 불펜엔 장현식-전상현에 구원왕 정해영이 버티는 철벽 필승조가 있다.
좌-우 가리지 않는 다양한 유형의 불펜도 강점.
소위 빈 틈이 보이지 않는 최강 전력이다.
이런 KIA가 올 시즌 유일하게 감추고 싶은 기록이 있다. 바로 실책.
144경기에서 총 146개의 실책을 했다. 경기당 평균 1개 이상의 수치.
2위 롯데(123개)보다 23개나 많다. 한국시리즈 맞상대인 최소실책팀 삼성(81개)보다 무려 65개나 많은 수치다.
경기 흐름에 악영향을 미치는 그 많은 실책을 하고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건 막강한 투-타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도 '수비'는 KIA의 최대 화두였다.
페넌트레이스와 무게감이 다른 큰 경기에서 나오는 실책 하나가 승부를 가르는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
KIA가 V12 대업을 성취하기 위해선 수비에서 반드시 탄탄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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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는 현실이 됐다.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중단된 이날 경기에서 KIA 내야진은 초반에만 모두 2개의 실책을 범했다.
1회초 무사 1루에서 네일이 김헌곤을 상대로 2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4-6-3 병살 코스로 연결할 수 있었던 타구. 김선빈이 건넨 공을 받은 유격수 박찬호가 2루를 터치하고 재빨리 1루로 공을 뿌렸다.
하지만 살짝 약해진 송구를 1루수 서건창이 미트에서 떨어뜨리면서 병살타가 될 타구가 아웃카운트 1개를 올리는 데 그쳤다.
박찬호의 송구가 낮았고, 전문 1루수가 아닌 서건창 임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편하게 공을 뿌릴 수도 있었던 네일은 디아즈를 삼진 처리했다. 병살타였다면 거기서 깔끔하게 이닝이 끝나는 상황. 하지만 2사 1루가 이어졌고, 강민호에 좌중간 2루타를 맞으며 2사 2, 3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이로 인해 더 많은 공을 던진 건 1루수 실책의 영향이 컸다.
3회초에도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선두 타자 류지혁이 2~3루간으로 깊숙하게 친 타구를 유격수 박찬호가 쫓아가 잡았다.
하지만 박찬호가 역모션으로 급하게 뿌린 공이 높아 1루를 한참 벗어났고, 더그아웃에 들어가면서 인정 2루타로 연결됐다. 네일이 이후 3타자를 차례로 범타 처리하면서 실점을 피해 다행이었지만 자칫 선취점을 내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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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거듭할수록 체력과 집중력 싸움으로 이어지는 승부다.
정규시즌을 마친 뒤 오랜 휴식을 취해 힘을 충분히 비축한 KIA지만 앞으로도 이 힘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 만큼은 아니라도 함께 지쳐갈 수 밖에 없다.
더 집중하지 않으면 사소한 실수 한 장면이 대사를 그르치게 만드는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1차전 두 개의 실책이 예방주사가 돼야 한다. 실수를 통해 얻은 교훈을 잊어선 안된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