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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난데스·손주영 불펜 전환으로 준PO 넘었지만…타선 침체에 고배
지난해 무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샴페인을 터뜨리고 정규리그를 아울러 프로야구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가 2024년에는 최종 3위로 한해를 마감했다.
정규리그 3위에 오른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5위 팀의 돌풍을 일으킨 kt wiz를 3승 2패로 힘겹게 따돌리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 힘을 소진한 나머지 플레이오프에서는 정작 한 번 제대로 공격다운 공격을 해보지도 못하고 삼성 라이온즈에 1승 3패로 밀려 한국시리즈(KS) 출전 티켓을 내줬다.
해태 왕조, 현대 왕조, 삼성 왕조, SK 왕조, 두산 왕조가 KBO리그 40년사를 차례로 장식했지만, 이제 적어도 두 해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것을 뜻하는 '왕조'라는 표현은 한국프로야구에서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두산 베어스가 2015∼2016년 한국시리즈를 연패한 이래 2017년부터 해마다 우승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10개 팀 체제로 정립된 2015년 이래 그만큼 경쟁이 심해졌다는 뜻이다.
디펜딩 챔피언 LG가 탈락하면서 올해 우승은 KIA와 삼성의 다툼이 됐다. 2024년에도 KS 타이틀방어전은 열리지 않는다.
LG는 올해를 왕조 시대 구축의 원년으로 삼았다. 하지만, 전력이 작년만 못했다.
특히 약해진 불펜이 그대로 성적으로 귀결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그것도 정규리그 1위 팀이 불펜을 7명씩이나 잇달아 투입하는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다"며 LG 구원진의 질과 양에 크게 놀랐다.
하지만, LG는 올해에는 마무리 고우석의 미국 진출, 셋업맨 이정용의 입대, 왼팔 함덕주의 수술로 핵심 삼총사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셋업맨 유영찬이 소방수를 맡아 정규시즌에 7승, 26세이브를 수확하고, 39세 노장 김진성이 27홀드를 올리며 LG의 허리를 지탱했다.
그러나 기대를 건 백승현, 이우찬, 이지강 등의 기량은 예상을 밑돌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새 외국인 선발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좌완 손주영을 불펜으로 돌리는 고육책으로 kt wiz와 치른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에르난데스에게 3⅔이닝 세이브를 맡긴 3차전에서만 웃었다.
LG의 방망이는 팀 타율 3위(0.283), 팀 득점 2위(808개)에 올라 작년과 비슷한 성적을 냈지만, 팀 홈런 9위(115개)라는 지표가 말해주듯 장타 갈증에 시달렸다.
올 시즌 10개 구단 전체 홈런은 1천438개로 작년(924개)보다 무려 56%나 폭증했다.
지난해에는 팀 홈런 100개를 넘긴 구단이 4개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10개 구단이 모두 100홈런 이상을 쳤다.
대포 양산 시대에 LG의 팀 홈런은 작년 93개에서 고작 22개 늘었다.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LG와 나눠 쓰는 두산이 지난해 100개에서 50% 증가한 150개를 때린 것에 비춰보면 LG의 홈런 증가치는 극히 적다.
불펜은 헐거워지고, 홈런은 크게 늘지 않는 이중고에 LG 특유의 공격 야구도 힘을 잃었다.
악재도 겹쳤다. LG 공격 야구의 한 축인 문성주는 햄스트링(허벅지 근육통)으로 가을 야구에서 제대로 뛸 수도 없을 만큼 통증을 앓았다.
정규시즌에서 홈런 22개에 타점 101개를 올리며 해결사 노릇을 한 문보경은 이번 가을야구 9경기에서 홈런은커녕 2루타 이상의 장타 한 방을 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타점왕 오스틴 딘(132개)도 PO에서 삼성 파이어볼러 김윤수에게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3번 모두 막히는 등 극심한 타격 부진(15타수 1안타)에 시달리며 고개를 숙였다.
cany9900@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