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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체인지업을 더 밑으로 떨어뜨릴 것 같아서 뛰었다."
박해민은 당시 상황에 대해 "엄상백이 던진 체인지업을 홍창기가 쳐서 파울이 됐었다. 그래서 체인지업을 배트에 안걸리게 더 낮게 던질 것으로 예상해 3루로 달렸다"라고 했다. 실제로 엄상백은 체인지업을 원바운드로 던졌고 박해민이 쉽게 3루에 도달할 수 있었다. 정확한 상황 파악이 만든 완벽한 도루였다.
박해민은 3차전에서도 1-0으로 앞선 3회초 득점을 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7타수 무안타로 약했던 KT 선발 벤자민을 상대로 우측 2루타를 치고 출루한 뒤 홍창기의 2루타 때 홈을 밟은 것.
이 역시 노력의 결과였다. 박해민은 "벤자민에게 못쳤기 때문에 전날 영상을 보면서 왜 약했고 어떤 코스에 어려움을 겪었는지 고민을 했다. 또 벤자민에게 잘친 (문)보경이나 (홍)창기에게 어떻게 치는지 물어도 봤다"면서 "영상을 보니 내가 바깥쪽으로 나가는 볼에 방망이가 나가더라. 그래서 먼 공은 버리고 가까운 공 하나만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경이와 창기도 가까운 것만 보고 들어간다고 하더라. 그리고 2스트라이크가 되고 커브를 그리고 있었는데 딱 예상한 코스로 커브가 들어와서 좋은 타구가 나왔던 것 같다"며 전략의 승리였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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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5차전에선 3-1로 쫓긴 7회말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해 포수 송구가 뒤로 빠진 틈에 3루까지 진출했고 문성주의 좌전안타로 쐐기 득점을 했다.
준PO에서 1차전만 제외하고 2차전부터는 매 경기마다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17타수 4안타로 타율은 2할3푼5리(17타수 4안타)로 높지 않았지만 2개의 도루와 5득점으로 염경엽 감독이 구상했던 8번부터 출발해서 상위타선으로 이어지는 득점 루트에 맞는 활약을 펼친 것.
이제 친정인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목에서 만나게 됐다. 공교롭게 삼성에서 친하게 지냈던 형들의 한국시리즈 진출 꿈을 깨야 하는 입장이다. 올해 KT로 옮긴 우규민의 한국시리즈 꿈을 준PO에서 멈추게 한 박해민은 이번엔 삼성 강민호의 꿈도 무산시켜야 한다. 우규민은 2003년에 입단한 22년차이고 강민호는 2004년에 입단한 21년차지만 아직 한번도 한국시리즈에 오른 적이 없다. 박해민은 "(강)민호 형과는 시즌 중에 연락도 자주하고 밥도 먹는다. 김지찬 원태인 등 다른 선수들과도 다 친하다"라고 했다.
박해민은 정규시즌에서 삼성전에 타율 2할3푼2리(56타수 13안타) 1홈런 3타점 7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