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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손주영이 살린 경기.
5회 'LG 킬러' 벤자민을 상대로 극적 스리런포를 터뜨린 오스틴의 역할도 매우 중요했지만, 손주영이 없었다면 승리가 날아갈 뻔 했다.
이날 LG 선발은 최원태. 중간으로 활용하기 힘든 스타일이기도 했고, 손주영이 정규시즌 KT를 상대로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6.19로 좋지 않아 중간 히든카드 역할을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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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3회 KT가 2-2로 따라오자 승부처라 여기고 손주영을 투입했다. 손주영은 2사 1, 2루 첫 타자 김상수에게 안타를 내줬다. 2루주자 장성우 홈인. 역전이었다. 다만, 장성우가 홈에 들어오는 사이 2, 3루 사이에서 협살에 걸린 황재균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첫 가을야구 신고식을 너무 화끈하게 치러 긴장이 풀려서였을까. 손주영은 4회부터 엄청난 공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4회와 5회 삼자범퇴. 6회 황재균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큰 위기 없이 이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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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염 감독은 손주영을 2~3이닝 정도 투입하려 했지만, 도저히 뺄 수가 없었다. 공이 너무 좋아서. 어차피 KT 타자들이 건들지를 못하는데, 무리해서 필승조로 갈 이유가 없었다. 손주영은 어차피 이날 등판 후 4차전 투구는 불가능했다. 확신만 있다면 길게 가는게 맞았다.
손주영은 결구 8회까지 책임졌다. 5⅓이닝 2안타 7삼진 무실점. 투구수는 64개 뿐이었다. 4사구가 1개도 없었다는 것에서 그의 이날 투구가 얼마나 압도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완벽한 피칭이었다. 가을야구가 처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그의 활약이었다. 9회 유영찬이 흔들려 추격의 투런포를 맞았을 때는, 손주영이 아예 끝까지 경기를 책임지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손주영은 KBO 역대 42번째 포스트시즌 데뷔전 승리 투수가 됐다. LG 프랜차이즈에서는 5번째 있는 경사였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