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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책임감이다.
지난해 센트럴리그 1위팀 한신은 퍼시픽리그 1위팀 오릭스를 누르고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85년 첫 우승 후 38년 만에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한신은 오사카와 인접한 효고현 니시노미야, 오릭스는 오사카가 연고지다. 지난해 재팬시리즈가 사상 첫 간사히 더비로 치러졌다.
두 지도자에 앞서 두 명의 사령탑이 사퇴를 발표했다. 주니치 드래곤즈의 다쓰나미 가즈요시 감독(55)과 세이부 라이온즈의 와타나베 히사노부 감독 겸 단장(59)이 작별을 통고했다. 주니치는 다쓰나미 감독 체제로 3년 연속 센트럴리그 꼴찌를 했다. 올시즌 세이부는 구단 역대 최다패를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최하위로 떨어졌다.
나카지마 감독은 6일 라쿠텐과 센다이 원정경기가 끝난 직후 "리그 3연패를 한 팀답지 않게 부진해 괴로웠다. 이렇게까지 팀이 떨어진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어 "구단에서 남아 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새 출발하려면 새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팀을 재건하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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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지마 감독 체제에서 오릭스는 이전과 다른 팀으로 바뀌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퍼시픽리그의 맹주 소프트뱅크 호크스, 지바 롯데 마린즈를 누르고 3년 연속 정상에 섰다. 2022년엔 야쿠르트 스왈로즈를 꺾고 22년 만의 재팬시리즈 우승을 했다.
오릭스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B클래스(6개팀 중 4~6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팀이다. 이 기간에 세 차례 꼴찌를 했다. 나카지마 감독이 오릭스를 깨워 강팀 반열에 올려놓았다. 오릭스 전성시대를 열었다. '슈퍼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와 4번 타자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가 투타의 중심에서 팀을 이끌었다.
최고의 시간이 영원할 수는 없다. 요시다가 2022년 재팬시리즈 우승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올시즌 야마모토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좌완 야마사키 사치야가 FA(자유계약선수)가 되어 니혼햄 파이터스로 이적했다. 지난해 16승을 올린 야마모토와 11승을 거둔 야마사키의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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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빈약한 타선이 나카지마 감독을 힘들게 했다. 오릭스는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해 소프트뱅크에 이어 2위를 했다. 반면, 팀 타율 2할3푼8리로 5위에 그쳤다. 팀 득점도 어렵게 400점을 넘었다.
오릭스는 최종전에서 8대1로 이겼다. 홈런 2개를 포함해 10안타를 집중시켜 완승을 거뒀다. 나카지마 감독의 마지막 경기에서 좌완 에이스 미야기 히로야가 6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7번째 승리를 챙겼다. 경기는 7회 1사후 강우콜드로 끝났다.
63승3무77패, 승률 4할5푼. 3년 연속 우승 후 5위로 떨어졌다. 나카지마 감독에게 모욕적인 결과였다. 그는 리그 3연패 후 느슨해진 팀 분위기를 납득할 수 없었다.
포수 출신인 나카지마 감독은 1987년 오릭스의 전신 한큐 브레이브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세이부와 요코하마, 니혼햄을 거쳐 2015년 은퇴했다. 일본프로야구 최다 기록인 29시즌을 뛰면서 1550경기에 출전했다.
12개팀 중 4개팀 감독이 바뀐다. 3분의 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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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