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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기록이 눈앞인데, 왜 안 나왔지?
이미 순위가 정해졌기에, 주전 마무리가 나오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기는 했다. 그런데 아쉬운 건 김택연이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는 점이다.
김택연은 이 경기 전까지 시즌 19세이브를 기록중이었다. 마지막 경기 세이브를 따냈다면 20세이브를 채우면서 KIA 타이거즈 정해영을 넘어 역대 최연소 20세이브 기록 경신 달성이 가능했다. 고졸 신인 선수가 첫 해 마무리 자리를 꿰차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20세이브를 기록한다는 건 흔치 않은 일. 특히 최근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의 체력 등 경쟁력이 점점 저하되며 앞으로 더 나오기 힘든 기록이 될 수 있었다. 오죽했으면 KBO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보도자료를 뿌려가며 김택연의 기록 달성을 기대했을까.
선수 본인은 기회가 된다면 던지고 싶어했다는 후문. 하지만 이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더그아웃에서 김택연을 다독였다. 2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1⅓이닝을 던지며 1안타 3볼넷 1실점으로 가까스로 세이브를 기록한 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듯 싶다.
하지만 패하더라도 크게 타격이 없는 경기이기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1이닝을 던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정해영이 고졸 2년차에 기록을 세웠으니 내년 전반기 빠르게 20세이브를 기록한다면 새 기록 주인공이 될 수 있겠지만 기록이라는 건 기회가 있을 때 하루라도 빨리 세워야 오랫동안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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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도 마찬가지. 원태인은 일찌감치 15승을 거두며 다승 선두에 올랐다. 그런 가운데 두산 곽빈이 15승으로 추격을 해왔다. 대신 원태인은 28일 LG 트윈스와의 최종전에 선발로 등판이 가능한 스케줄이었다. 여기서 승리투수가 되면 다승 단독 1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단독, 공동 1위는 엄청난 차이.
하지만 원태인은 던지지 않았다.
본인이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소속팀과 국가대표팀 등 많은 이닝을 던져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무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대단한 자제력이고, 기특한 생각이지만 이전 선배들이라면 '그래도 너무 아쉽지 않나' 생각을 할 법한 장면이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MZ 세대라 생각이 다른가"라고 말하며 웃었다.
실제 원태인은 야구에 대한 욕심과 선발투수로서의 덕목인 퀄리티스타트에 대한 열망은 엄청나지만, 개인 타이틀에는 크게 집착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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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은 10년 연속 170이닝 투구 기록을 위해, 굳이 던지지 않아도 되는 2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나와 패전 멍에를 쓰고 5실점으로 평균자책점도 까먹었다. 하지만 기어이 170이닝을 넘기며 시즌을 마무리 했다. 사실 10년 연속 170이닝은 타이틀도 아니고, 누가 챙겨주는 기록도 아니다. 양현종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자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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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로만 뛸 수 있는 몸 상태라 기록 달성 여부는 더 지켜봐야할 상황.
자신의 기록에 대한 집념을 보인다는 건 프로선수로서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