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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메이저리그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4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40홈런-40도루를 동반 달성한 직후부터다. 오타니는 4회말 내야안타로 나간 뒤 2루 도루에 성공해 40호 도루를 마크했고, 3-3으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서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며 40홈런에 도달했다.
공교롭게도 올시즌 메이저리그 이슈를 양분하던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의 기세가 확 꺾인 시점과 일치한다.
저지는 지난 8월 26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1회와 7회 각각 50, 51호 홈런을 터뜨리며 절정의 장타력을 과시했다. 당시 저지의 예상 홈런수는 63개였다. 2년 전 자신이 세운 AL 한 시즌 최다인 62홈런을 깨트릴 기세였다. 하지만 이튿날부터 저지에게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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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는 페이스를 되살리기가 어려워 보인다. 무홈런 15경기에서 타율 0.190(58타수 11안타), 4타점, 6득점, 13볼넷, 21삼진을 기록했고, 이 기간 장타는 2루타 3개 뿐이었다. 타격감 자체가 평소같지 않다.
콜로라도전까지 0.333이었던 타율은 0.320(513타수 164안타), 1.202였던 OPS는 1.140으로 떨어졌다. 여전히 양 리그를 합쳐 홈런, 타점(126), 출루율(0.454), 장타율(0.686), OPS, wRC+(211), 장타(85), 루타(351), bWAR(9.6), fWAR(9.6)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추격자들과의 격차가 크게 줄었다.
특히 독주 체제로 흘러가던 AL MVP 레이스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 바비 윗 주니어에게 표심을 조금씩 빼앗기고 있다. 윗 주니어는 양 리그를 합쳐 타율(0.333), 안타(195), 득점(120)서 1위를 달리고 있고, fWAR은 저지와 1위를 다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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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윗 주니어는 저지에 대해 "그는 꾸준하다. 메이저리그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건강하게 필드에 나가면 팀 승리를 이끈다. 훌륭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야구를 한다. 과시하기 위한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는 뉴욕의 왕(King of New York)"이라고 치켜세웠다.
저지는 윗 주니어를 "완벽한 선수다. 공수주 모두 잘한다. 작년에 이미 위대한 선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올해도 내가 그를 볼 때마다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AL MVP는 결국 저지의 차지가 될 공산이 크다.
사실 남은 시즌 최대 관심사는 AL MVP도 아니고,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오타니의 50-50 달성도 아니다. 과연 오타니가 저지가 독점적으로 아성을 쌓은 홈런 부문서 역전할 수 있느냐다. 10개차로 뒤져 있던 오타니는 4개차로 접근했다. 이제는 양 리그 통합 홈런왕을 섣불리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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