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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는 절대 안된다' 목숨 걸고 이겨야 했던 경기...'5연패 초상집'이던 두산의 힘 어디서 나왔나

김용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09-08 09:52 | 최종수정 2024-09-08 13:46


'5위는 절대 안된다' 목숨 걸고 이겨야 했던 경기...'5연패 초상집'…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승리한 두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9.07/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5위는 절대 안된다, 두산을 깨웠나.

KBO리그 순위 싸움이 막판으로 갈 수록 뜨겁다. 정규시즌 우승은 KIA 타이거즈쪽으로 기우는 가운데, 가을야구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일단 3위 LG 트윈스까지는 안정권이다. 남은 건 4위와 5위 티켓 2장인데, 후보들이 6팀이다. 4위 두산 베어스부터 9위 NC 다이노스까지는 어떤 팀이 올라가고, 떨어질거라고 예측하기 힘들다. 두 팀의 승차는 4.5경기 뿐. 최근 상승세인 NC도 "가을야구 포기는 절대 없다"를 외치고 있다.

그런 가운데 7일 수원에서 열린 두산과 KT 위즈의 경기가 중요했다. 한 때 선두 싸움도 하던 두산이 충격의 5연패로 5위까지 떨어져, 자칫하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해있었다.

그 사이 KT가 4위로 슬그머니 치고올라왔고, 7일 맞대결에서까지 이기면 승차를 1.5경기로 벌릴 수 있었다.

두산으로선 유리할 게 없었다. 연패로 분위기가 최악인 가운데 원정 경기였다. 또 상대 선발이 에이스 쿠에바스였다. 이 경기를 앞두고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중이었다. 반대로 두산 선발 곽빈은 8월부터의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5위는 절대 안된다' 목숨 걸고 이겨야 했던 경기...'5연패 초상집'…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승리한 두산 이승엽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9.07/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12대2. 두산의 대승. 정말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

일단 가을야구 경쟁팀들의 1차 목표는 '5등 안에만 들자'다. 하지만 가능성이 있는 팀들은 4위 자리고 또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4위와 5위는 하늘과 땅 차이다. 두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올라가는 건 똑같지만, 동일선상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팀에게 1승을 주고 시작한다. 그리고 최대 2경기가 모두 4위팀 홈구장에서 열린다. 5위팀이 업셋을 하기가 너무 힘든 구조다. 2015년 처음 제도가 만들어진 후 9번의 시리즈에서 5위팀 업셋이 단 1번도 없었다. 1차전을 5위팀이 이긴 것도 단 두 차례 뿐. 결국 2차전은 4위팀 승리였다. 2경기를 연속으로 이겨야 한다는 5위팀의 심리적 압박감, 그리고 1차전에 총력을 다한 5위팀이 2차전에서 힘을 쓸 수 없는 요소 등이 결합된 결과다.


'5위는 절대 안된다' 목숨 걸고 이겨야 했던 경기...'5연패 초상집'…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초 2사 1,2루 두산 양의지가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9.07/
단순히 이 뿐 아니라 두산은 지난 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아픔이 있다. 이승엽 감독 부임 첫 해 5위로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창원에 내려가 NC에 참혹한 패배를 당했다. 안그래도 이 감독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홈팬들에게 야유를 받고,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경기 내용까지 좋지 않자,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사과문을 공식 발표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따라서 두산 입장에서는 3위는 힘들더라도, 5위는 안된다는 마지막 자존심이 선수단의 힘을 응집시켰을 것이다. 1계단이라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래야 다음 스테이지로 갈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포 양의지가 "가을야구는 무조건 간다고 생각한다. 작년보다 길게, 높게 가서 팬들께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하는 이유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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