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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있는 힘을 최대한"…KKKKK 역대급 불명예 피했다, 베테랑 자존심 지킨 '마지막 한 방'

이종서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09-02 00:45 | 최종수정 2024-09-02 05:55


"가지고 있는 힘을 최대한"…KKKKK 역대급 불명예 피했다, 베테랑 자…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12회초 2사 1, 3루.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롯데 정훈.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9.01/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오늘 경기 많이 부진했네요."

KBO리그 타자 역대 한 경기 최다 삼진 기록은 5개다. 1985년 해태 타이거즈 김무종부터 2023년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까지 총 18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1일 정훈(37·롯데 자이언츠)은 아찔한 기록과 마주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정훈은 7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정훈은 두산 선발투수 조던 발라조빅을 상대로 3구 삼진으로 돌아섰다.

4회초 다시 선두타자로 나왔지만 2B-2S에서 역시 발라조빅의 빠른 공에 배트가 헛돌았다. 투수가 이병헌으로 바뀐 6회에도 삼진. 8회에는 두산의 특급마무리 김태연의 직구에 대처를 하지 못하고 또 삼진.

정규이닝 동안 당한 삼진은 총 4개. KKKK 퍼레이드. 끝이 아니었다. 연장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연장 10회초 다시 한 번 김택연을 만난 정훈은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에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했다. 결국 1B2S에서 몸쪽 빠른 공에 다시 한 번 방망이가 헛돌았다.

역대 한 경기 최다 삼진 기록(5개) 타이. 공교롭게도 한 타석이 더 돌아왔다.


3-3으로 맞선 연장 12회초 2사 1,3루. 두산은 투수를 박치국으로 교체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박치국은 그동안 정훈을 상대로 총 10차례 만나 안타를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볼넷만 3개. 삼진도 3개 있었다.


"가지고 있는 힘을 최대한"…KKKKK 역대급 불명예 피했다, 베테랑 자…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12회초 2사 1, 3루.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롯데 정훈.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9.01/
정훈이 박치국에게 삼진을 당한다면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삼진(6개)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불명예'는 없었다. 정훈은 박치국의 몸쪽 초구를 그대로 받아 쳤고, 타구는 좌익수 왼쪽으로 향했다. 3루 주자는 홈을 밟았고, 3-3의 균형이 깨졌다. 결국 롯데는 4대3으로 승리했고, 정훈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정훈도 마지막 만큼은 삼진을 피하려는 마음이 간절했다. 경기를 마친 뒤 그는 "오늘 경기 많이 부진했는데, 마지막 타석에서 가지고 있는 힘을 최대한 끌어모아 집중했던 것이 다행히도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타석에서 끝까지 믿어주신 감독님, 코치님께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가지고 있는 힘을 최대한"…KKKKK 역대급 불명예 피했다, 베테랑 자…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11회말 끝내기 패배 위기를 넘긴 롯데 선수들.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9.01/
이날 승리로 롯데는 7년 만의 가을야구 희망을 조금 더 살릴 수 있었다. 롯데는 시즌 전적 56승3무62패로 5위 KT 위즈(62승2무63패)에 2.5경기 차로 따라 붙었다.

정훈은 "지금 선수단 모두가 지금 한 경기, 한 경기 한국시리즈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베테랑으로서 최대한 팀이 최대한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이종서기 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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