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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IA 타이거즈 새 외인 에릭 라우어가 데뷔전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챔피언스필드를 가득 메운 2만500명 만원 관중 앞에서 마운드에 오른 라우어는 1회초 삼성 세타자를 상대로 삼자범퇴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12개의 공만에 이닝을 마치며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톱타자 김지찬과 6구 승부 끝에 140㎞ 커터로 중견수 뜬공을 잡아냈다. 잘맞은 타구였지만 왼쪽으로 전진수비하던 중견수에게 걸렸다. 김헌곤을 3구만에 다시 커터로 투수 땅볼, 구자욱은 122㎞ 느린 커브로 외야 뜬공 처리를 했다. 1회 최고 구속은 149㎞, 전광판에는 152㎞까지 찍혔다.
출산휴가 후 돌아온 톱타자 박찬호가 중전안타로 물꼬를 텄다. 2사 3루에서 나성범이 삼성 선발 레예스의 높은 커터를 당겨 빨랫줄 타구로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구자욱이 따라가다 포기한 타구. 선제 투런포였다.
KIA는 소크라테스의 우전안타를 우익수가 뒤로 흘리는 사이 3루까지 진출한 뒤 김선빈의 중전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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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회 삼성 3명의 타자가 동료에게 전달한 라우어의 주무기 커터 관련 팁은 무시할 수 없었다.
2회말 선두 강민호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9구째 141㎞ 몸쪽 높은 커터를 전광석화 처럼 당겨 왼쪽 폴대 옆을 넘겼다. 시즌 16호 추격의 솔로포. 김영웅을 커터로 삼진 처리했지만 이재현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변칙 견제를 뚫고 이재현이 2루를 훔쳤고, 박병호가 139㎞커터를 공략해 우중간을 갈랐다. 적시 2루타. 류지혁을 1루 땅볼 처리했지만 이성규의 빗맞은 타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적시타가 되며 3-3 동점. 김자찬에게 유격수 앞 내야안타와 송구실책으로 2사 1,3루. 변칙견제구로 1루주자 김자찬을 비디오판독 끝에 견제사로 잡아내고 가까스로 긴 이닝을 마쳤다.
2회에만 37구를 던지면서 투구수가 무려 49개로 치솟았다.
3회는 선두 김지찬을 146㎞ 빠른 공으로 삼진 처리했다. 구자욱에게 투수 옆을 스쳐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송구 실책으로 1사 2루. 전 타석에서 홈런을 친 강민호를 139㎞ 체인지업으로 3루 땅볼, 김영웅을 직구로 외야 뜬공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62구가 됐다.
4회 선두 이재현을 150㎞ 하이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했다. 하지만 박병호에게 134㎞ 커터를 던지다 좌중간 120m
대형 솔로포를 허용하며 3-4 역전을 내주고 말았다.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류지혁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허용한 라우어는 이성규에게 초구에 발을 맞는 사구를 내주고 1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떠났다.
투구수 75구. 예정했던 80~90구까지 가기 전에 평정심을 잃은 모습이었다.
최저 144킬 최고 151㎞ 직구가 28개, 132~142㎞ 커터가 32개, 120~124㎞ 커브 9개, 슬라이더가 하나였다.
비교적 안정된 제구력을 보였지만, 타자를 압도할 만한 위력적인 구위는 아니었다. 주무기로 알려졌던 커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커터에 의존하면서 처음보는 삼성 타자들의 노림수가 어느 정도 먹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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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 전 삼성 박진만 감독은 "생갭다 구속이 그렇게까지 빠르게는 안나오더라. 다만 신체조건(1m90, 103㎏) 좋고 타점이 놓은 투수니 대처를 잘 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첫 등판의 생소함과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던 탓인지 라우어의 구위는 타자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