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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악몽의 '그날 이후, 첫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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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 감독은 "또 다시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면 1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실제 그 이후 김도영의 1루 슬라이딩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삼성이 달아나면 KIA가 따라가는 치열한 시소전으로 전개된 경기는 9회에 명암이 갈렸다.
7-8로 뒤지던 KIA의 9회말 공격. 선두타자 김선빈이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2루타로 물꼬를 텄다.
김도영이 바깥쪽 높은 커브를 당겼다. 3-유 간 코스 좋은 느린 땅볼. 이재현이 급히 송구했다. 세이프 타이밍에 김도영이 갑자기 1루를 향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했다.
KIA 벤치가 화들짝 놀라는 순간. 당연히 세이프가 됐고, 부상 없이 흙먼지를 털고 일어섰다. 무사 1,3루가 되는 순간. 나성범의 동점 적시타 때 3루를 밟은 김도영은 서건창의 안타로 끝내기 득점주자가 됐다.
극적인 역전승을 만끽한 짜릿한 밤.
하지만 다음날인 10일 1000만원 벌금 부과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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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취재진이 재차 물었다. '그래서 대체 벌금 1000만원은요?'
이범호 감독이 다시 진지해졌다. "물론 부상 방지가 제일 중요하다. 몸 관리에 대해 본인이 더 신경써야 한다. 안타 하나보다 내일 경기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 못해 "벌금 사인을 받으려고 하는데 단장님 한테나 1000만원의 '팀 승리가 벌금보다 중요하다'며 항변하고 있단다. 왠지 낼 것 같지가 않은데…"라며 급히 얼버무렸다.
MVP 급 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3년 차 슈퍼스타.
그럼에도 오만하지 않고, 개인보다 팀을 앞세우는 정신과 투혼. 사령탑으로선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다.
다만 과한 투혼이 불의의 부상으로 이어질까 걱정될 뿐…. 왠지 이번 벌금은 받아내기 어려울 듯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