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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더라도 이건 아니다. 내 스윙은 끝까지 하고 죽자."
2사 1루. 찬스가 무산되는듯 했을때 오태곤의 한 방이 터졌다. 오태곤은 현도훈의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믿기지 않는 경기였다. 오태곤의 개인 세번째 끝내기 홈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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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곤은 지난달 28일 오른쪽 발가락 미세 골절로 이탈했다가 고명준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자 예상보다 조금 서둘러 1군에 올라왔다.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오태곤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오태곤은 지난 7월 25일 1군 복귀 이후 18타수 7안타 2홈런 타율 3할8푼9리로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잘 쉬어서 그런지 살도 붙고, 쉴때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하게 했다. 그러면서 힘이 비축됐고 더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감독님이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이런거 하라고 돈 주시는 것 아닌가. 고참이기 때문에 해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있다"며 강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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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곤의 기적같은 끝내기 홈런이 터지자 SSG 벤치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쏟아져나와 기뻐했다. 최근 상승세를 타며 다시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SSG의 팀 분위기를 설명해주는 장면이었다. "솔직히 오늘은 완전 분위기가 저희 쪽으로 넘어왔었고, 이건 비겨도 우리가 손해인 경기였다. 만약 이렇게 해놓고 지면 내일 분위기가 안 좋아질거라 생각했었는데, 그걸 다시 올릴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팀 이제 딱 44경기 남았다. 2위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힘들겠지만, 매 시리즈 위닝을 하자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