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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구도' 부산의 야구 사랑, 올해도 뜨겁다.
비가 오면 더그아웃이 수영장이 되고 건물 곳곳에 물이 새며 악취를 내는 건 흔한 풍경. 관중석 계단 경사가 가파르고 미끄러워 안전 사고 우려에 관계자들의 신경이 곤두 설 수밖에 없다. '세입자'인 홈팀 롯데가 적잖은 돈을 들여 보수를 거듭했지만, 한계에 이른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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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오는 2026년 사직구장 재건축을 시작할 계획이다. 사직구장을 허문 자리에 2만1000석 규모의 최신식 개방형 구장을 짓는 구상을 마쳤다. 재건축이지만 사실상 신구장이 들어서는 셈. 그동안 뜨거운 열기와는 상반된 열악한 인프라로 아쉬움을 남겼던 '구도' 부산의 자존심을 세워줄 명물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그런데 이 모든 구상은 계획일 뿐이다. 실행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사직구장 재건축 기본계획에 따르면 총 사업비 3620억원 중 부산시가 2146억원을 책임지고, 롯데그룹이 817억원, 문화체육관광부가 299억원을 부담할 계획이었다. 롯데그룹은 2021년 부산시와 맺은 업무협약 체결에 따라 일찌감치 지원비를 마련해 놓은 상태. 그러나 2000억원 이상을 책임지겠다던 부산시가 정부와 국비 지원액에 대해 여전히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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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신구장 건축은 2021년 취임한 박형준 부산시장의 공약 사업. 이듬해 재선에 성공한 뒤 사업이 탄력을 받고 구체화됐다. 그동안 선거철마다 단골 공약 사항이었음에도 구호 뿐이었던 사직 신구장. 프로젝트 발표로 현실화되면서 롯데 뿐 아니라 프로야구팬 모두가 환영일색이었다. 하지만 다시 '공수표'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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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9일 잠실돔 건설 기간 LG 트윈스-두산 베어스가 잠실 주경기장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임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페넌트레이스 기간 1만8000석, 포스트시즌엔 안전 조치 전제 3만석 규모로 확장한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내놓았다. 2021년 적격성 조사를 완료한 잠실돔 사업은 시의회 상임위 가결 및 본회의 통과-민간투자사업 제안 및 서류 평가-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대체 구장 조성안까지 착실하게 이어져 왔다.
한걸음도 못 나가고 있는 사직구장 재건축 사업과 여러모로 비교되는 신속한 행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