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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11회 연장 승부 끝에 경기는 이겼지만, 양의지가 화났다.
두산 베어스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0차전 맞대결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6대5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린 두산은 1위와 1경기 차 2위로 올라섰다.
그런데 웬일인지 2루를 돌아 3루로 향하던 전민재가 급브레이크를 밟더니 다시 2루로 돌아갔다. 플라이로 착각할 만한 타구가 아니었고, 3루에 있던 고토 코치도 전민재를 향해 열심히 팔을 돌리고 있었다. KIA 우익수 나성범의 강한 어깨가 부담스러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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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 김도현의 초구를 가볍게 밀어 쳐 2루수 오른쪽으로 낮게 날아가는 우중간 적시타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1루로 달려 나가던 양의지가 또 한 번 분통을 터트렸다. 2루수 직선타로 잡힐 것을 염려한 전민재가 타구가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다시 3루로 뛰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홈에는 들어올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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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주루플레이는 전민재의 판단미스가 분명해 보인다. 나성범의 페이크 동작에 속은 것도 아니었고, 2루를 지난 전민재를 향해 고토 코치도 팔을 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주루 플레이는 판단이 엇갈렸다. 양의지는 자신의 타구 방향이 전민재가 2루로 되돌아갈 정도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중계한 박용택 해설위원은 "노아웃 1, 2루 상황이기 때문에 무조건 안전하게 플레이하는 게 맞다. 만약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2루수)정면으로 날아갔다면 2루주자가 귀루하는 게 맞다"며 전민재의 판단이 옳았다고 봤다.
다행히 두산의 11회말 공격은 해피엔딩이었다. KIA가 투수를 이준영으로 교체한 가운데 김재환이 몸에 맞는 볼로 끝내기 밀어내기 타점을 올리며 경기가 끝났다.
전민재는 주루 플레이에서 미스가 있었지만, 팀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9회말 무사에서 대타로 나와 좌전 안타를 쳤고, 11회말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끝내기 승리의 발판이 된 안타를 쳤다. 2타수 2안타의 100%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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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양의지는 더그아웃에서 전민재를 따로 불러 한 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팀의 최고 베테랑으로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플레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