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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주자 3루다, 편안하게, 편안하게. 계속 되뇌었죠."
롯데 자이언츠 김동혁(24)은 "점수차는 컸지만, 저한테는 한타석 한타석이 정말 소중하니까요. 인플레이 하나면 타점이잖아요"라며 떨리는 그 순간을 회상했다. 웃음띤 얼굴엔 아직 덜 풀린 긴장감이 남아있었다.
롯데가 13대4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 위닝을 확정지은 지난 2일 부산 NC 다이노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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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욱이 2루타를 쳤고, 이어진 투수 보크로 1사 3루가 됐다. 김동혁의 타석이었다.
김동혁은 대주자-대수비를 주로 맡는 발빠른 외야수다. 이제 주전으로 올라선 황성빈 외에도 신윤후, 장두성 등 팀내 비슷한 유형의 경쟁상대가 많다.
장타를 치는 힘있는 선수도 아니다보니, 박빙이라면 찬스 때는 대타와 교체되기 마련. 흔치 않은 타점 기회였다. 김동혁은 야무지게 방망이를 다시 쥐었다.
볼카운트 2B2S에서 NC 전사민의 134㎞ 슬라이더를 통타, 우중간 적시타로 만들어냈다. 2022년 2차 7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래 첫 1군 타점의 순간이었다.
"1구1구 최대한 집중했죠, 어떤 공을 칠 것인가, 어떻게 해야 삼진을 안 먹고 굴리든 치든 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습니다. 보여줄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결과가 좋아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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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2군 선수들에게 '마황(마성의 황성빈)' 황성빈은 영웅이자 전설이다. 황성빈 자신의 표현대로, 활용 가능한 모든 외야수를 1군에 올려 테스트할 때 2군에 남아있던 2명 중 한명이 바로 황성빈이었다. 그랬던 선수가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며 한스텝 한스텝 성장, 당당히 주전 한자리를 꿰찼다. 올해는 홈런까지 4개나 칠 만큼 타격에 초점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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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혁은 "선배님들이 선수들 사기 올리려고 노력을 많이 하십니다.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 이렇게 와닿을수가 없어요"라며 밝은 미래를 다짐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