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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천성호마저 없었다면, KT는 어쩔 뻔 했나.
하지만 이 선수를 보면 뭔가 희망이 생긴다. 어렵게 거둔 9번의 승리에 엄청난 지분이 있다. 바로 혜성처럼 등장해 리드오프 자리를 꿰찬 천성호다.
24일 한화 이글스전, 류현진 격파에도 선봉에 섰다. KT는 3회와 4회 각각 3점과 4점을 뽑으며 '괴물'을 무너뜨렸는데 천성호는 3회 류현진을 당황케 하는 천금 동점타에, 4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내야안타까지 쳤다. 4회는 1사 2루 상황서 천성호의 안타 때 한화 황영묵이 송구 실책을 저질러 2루주자 김상수가 홈까지 들어와 7번째 점수가 만들어졌다. 천성호의 타점은 아니었지만, 타점과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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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치는 것도 중요한데 기복이 없다. 개막 후 5할대 '미친 타율'을 기록할 때 "얼마나 가겠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시즌 끝까지 갈 것 같은 믿음을 주는 타격이다. 올시즌 KT가 치른 28경기, 전 경기에 나섰는데 무안타 경기가 단 2번이라고 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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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개막전 주전 2루수로 박경수를 사실상 내정했었다. 그래도 속는 셈 치고 한 번 내보자고 천성호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개막 2연전에 출전시켰는데 이게 웬일, 천성호가 2안타-3안타를 몰아쳤다. 그 다음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 3-2-5개의 안타를 쳐버리니 단숨에 붙박이 주전이 됐다. 어떤 지도자라도, 100% 믿음이 안가는 상황에서 그 선수가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 대체자를 찾았을 것이다. 천성호도 입지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엄청난 집중력으로 이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처음에는 배정대에 이어 2번 타순에 배치됐는데, 배정대가 골절상으로 빠진 이후에는 1번 자리로 올라섰다. 스타일이 1번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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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