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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고우석, 박찬호의 기운을 받아라!
KBO리그 최고 마무리로 인정받았던 고우석은 지난 시즌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후 전격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거쳤고, 포스팅 마감 직전 샌디에이고와 손을 잡았다. 2년 최대 450만달러 보장 계약, 여기에 1년 추가 옵션이 더해졌다.
올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는 정해진 마무리가 없었다. 조시 헤이더가 FA 자격을 얻고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떠났다. 마쓰이 유키, 완디 페랄타 등 마무리 후보들을 대거 영입했다. 고우석도 스프링캠프 초반에는 마무리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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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은 그가 천천히 몸을 끌어올릴 수 있게 배려해줬지만, 시범경기 난타를 피하지 못했다.
'서울시리즈' 비행기까지는 승선했지만, 하필 친정 LG 트윈스와의 평가전에서 전 동료 이재원에게 홈런까지 맞았다. 그리고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했다. 고우석에게는 첫 시즌 마이너 거부권이 없다.
트리플A도 아니고, 두계단 아래인 더블A다.
얼핏 보면 자칫 수치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결과. 하지만 구단의 배려가 숨어있다.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는 퍼시픽코스트리그 소속으로 전형적인 타고투저 리그다. 구위를 끌어올려야 하는 고우석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어차피 마이너리그 결과가 중요한게 아닌 이상 고우석이 더블A에서 편하게 몸을 만들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고우석은 40인 로스터 포함 선수로 더블A, 트리플A 상관 없이 자신의 구위와 실력만 보여주면 언제든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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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 문을 열어준 전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거쳐간 팀이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한양대 시절이던 1994년 LA 다저스와 전격 입단 계약을 체결하며 혈혈단신 미국으로 떠났다.
첫 시즌 메이저 무대에 호기롭게 데뷔했지만, 2경기 만에 바로 마이너로 강등되는 아픔을 맛봤다. 그 때 내려온 팀이 바로 샌안토니오였다.
박찬호는 이번 '서울시리즈' 개막전 시구자로 선정된 뒤 기자회견에서 "당시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고 고백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단련한 끝에 빅리그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박찬호는 1년 넘는 시간 동안 투구폼 교정 등에 힘을 쏟으며 메이저리그 무대를 호령하는 '코리안 특급'으로 성장했다. 더블A 팀에서 눈물 젖은 빵이 메이저리그 성공의 기반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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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박찬호처럼, 실망하지 않고 빅리그에서도 통할 자신만의 확실한 강점을 만들고 가다듬는 게 급선무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당시 다저스 소속이던 박찬호가 내려간 마이너리그 팀이 어떻게 고우석이 속한 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리그 팀과 같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마이너리그 팀들은 소속 메이저팀이 종종 바뀐다. 더블A에 있다, 트리플A팀이 되기도 한다.
일례로 샌안토니오는 2019년 당시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였다. 당시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방출된 강정호가 이 곳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