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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 역수출품'이란 별명을 얻으며 메이저리그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가 시범경기 첫 등판서 호투하며 올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2회에도 3타자를 가볍게 요리했다. 선두 미구엘 아마야를 90.9마일 직구로 중견수 뜬공으로 제압한 뒤 마일스 마스트로보니를 2구째 87.7마일 체인지업으로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어 데이비드 보티를 풀카운트에서 7구째 92.9마일 몸쪽 싱커로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켈리는 1-0으로 앞선 3회 마운드를 폴 시월드에게 넘겼다. 군더더기 없는 투구였다. 21개의 공을 던진 켈리는 교체 직후 불펜에서 14개의 공을 던지며 이날 실전 목표 투구량인 35개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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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토리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을 잘 공략했다. 우타자 상대로 슬라이더가 날카로웠다. 첫 등판서 2이닝을 깔끔하게 환상적으로 던졌다. 마운드에 오른 그를 보면 역시라는 말이 나온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로불로 감독은 "루키일 때 벌써 30살이었으니 참 고된 여정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인 기대감과 함께 고향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많은 부담이 있었을지 모르는데, 금세 적응해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터득하고 게임 플랜을 따라가며 큰 성공을 거뒀다. 그가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위치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켈리는 "경기 전 웜업을 하는데 2019년 스프링트레이닝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났다. 단순히 웜업이었는데 인생 여정이 나를 이곳까지 데리고 왔구나라는 느낌이 순간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켈리는 지난해 30경기에 등판해 177⅔이닝을 던져 12승8패, 평균자책점 3.29, 187탈삼진을 마크하며 애리조나의 2선발로 한 단계 뛰어올랐다. 6월 말 종아리 부상으로 한 달간 자리만 비우지 않았다면 커리어 하이를 찍을 수도 있는 페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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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발로 올라선 켈리는 2년 1800만달러 계약이 올해 만료되지만, 내년에 700만달러의 팀 옵션이 걸려 있어 FA가 되려면 2시즌을 더 던져야 한다. 올해 심각한 부진이나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애리조나가 옵션을 포기할 리는 없다.
켈리는 2015~2018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뒤 2019년 애리조나와 2년 550만달러의 계약을 맺고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이후 두 차례의 구단 옵션과 2년 계약을 거치며 애리조나의 주축 선발로 활약 중이다. 5년 통산 127경기에 선발등판해 48승43패, 평균자책점 3.80, 681탈삼진을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