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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2년만에 전설의 에이스가 돌아왔다. 메이저리그 11시즌, 78승 베테랑의 합류가 한화 이글스 마운드 구도를 완전히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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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자동 볼판정 시스템)도 류현진을 막지 못했다. 이날 류현진은 존 안팎을 자유롭게 찌르며 자신의 커맨드를 점검했다. 경기 후 만난 류현진은 "볼 1개(하주석 상대로 던진 체인지업)를 제외하면 스트라이크, 볼 모두 뜻대로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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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동의 에이스이자 1선발인 류현진이 돌아왔다. 최원호 감독은 김광현, 양현종 등과의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 묻자 "상대가 피하면 피했지, 어떻게 류현진이 피하냐"며 너털웃음을 터뜨렸을 정도다.
류현진과 페냐가 원투펀치를 맡고, 3~4선발은 문동주와 산체스가 맡는다. 다만 문동주의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게 걱정거리다. 3이닝 무실점이긴 했지만, 직구 구속이나 제구, 구위 모두 평소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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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토종 에이스 3선발로 활약하며 8승8패 평균자책점 3.72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던 문동주다. 건강만 하다면 선발 한자리는 확실하다.
그렇다면 남은 1자리가 관건이다. '왕년의 개막전 1선발' 김민우와 신인 투수 황준서가 경쟁하고 있다. 스프링캠프까지 이들과 경쟁했던 김기중, 불펜을 책임질 베테랑 장민재 이태양도 언제든 선발 한자리를 넘볼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렇다면 5선발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최원호 감독에겐 행복한 고민이다.
일단은 김민우 쪽으로 살짝 기울어있다. 1995년생인 김민우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일 수도 있다. 자체 청백전에서 류현진의 뒤를 이어 등판, 3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비시즌 미국에서 훈련한 효과를 톡톡히 보는듯, 전체적으로 군살이 빠지고 탄탄해진 체형이 돋보였다.
특히 직구 최고 구속이 148㎞까지 나왔고, 포수의 미트에 빨려들듯 꽂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최원호 감독도 "김민우의 볼이 아주 좋았다"며 뜨거운 칭찬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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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황준서는 싱싱하고 패기가 넘친다. 150㎞를 넘나드는 직구가 돋보인다. 문동주와 함께 한화 미래를 책임질 자원이다.
최원호 감독은 "김민우의 컨디션이 좋다면 그 경험을 무시할 순 없다. (황준서는)안 좋았을 때의 상황을 대비하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추어와 프로 무대는 긴장감도, 타자들의 기량도 다르다. ABS 등 상대적으로 좁아질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시범경기를 거치며 개막 전까지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속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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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과 문동주의 선발 맞대결이 펼쳐진 7일 청백전은 무려 7만명이 넘는 야구팬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볼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류현진 복귀의 파급효과는 비단 한화에 그치지 않는다. 프로야구 전체의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