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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골든글러브)진짜 되는건가? 했는데…부상당하고 마음놨다."
기분좋게 축하해주긴 했지만, 미련이 없진 않았다. 개인 통산 첫 타율 3할-30도루를 달성한 해다. 그는 "언젠가는 수상자로 와야할 자리"라고 각오를 다지는 한편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기념촬영이 이어지는 무대를 바라보며 "(34표차)딱 기록만큼의 차이가 난 것 같다. 꼭 내년이 아니어도 좋다. 야구 인생에서 언젠가 한번은 받아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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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솔직히 시즌 치르면서 와 진짜 되는 건가? 진짜 되겠는데? 거의 다왔다 싶었다"면서 "그런데 (손목)부상을 당했다"며 아쉬워했다.
박찬호의 악몽이 벌어진 날은 10월 4일이다. 더블헤더 1차전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맹활약했고, 2차전에서도 2타수 1안타를 치던 중 투수의 직구에 왼손목을 맞았다. 왼손 척골 분쇄골절이란 진단 결과가 나오면서 그대로 시즌아웃됐다. 커리어하이 시즌인데도 도루왕도 노려봄직했던 만큼 더욱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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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는 오지환과의 비교에 대해 "기록을 보고 마음을 놨다. 타율은 제가 높지만, 부상 안당했으면 3할 밑으로 떨어졌을 수도 있다"며 웃었다. 이어 "오지환은 KBO리그에서 제일 잘하는 타자 중 한명이다. 또 유격수는 방망이보다 수비를 더 많이 보는데, 오지환의 수비는 진짜 어나더레벨이다. 몸이 나와는 전혀 다르다"며 찬사를 보냈다.
다만 자신을 둘러싼 '겉멋' 오해에 대해선 억울하다는 입장. 박찬호는 "수비만큼은 확실한 나만의 신념이 있다. 아웃을 만들 확률을 요만큼이라도 올릴 수 있다면 과감하게 시도한다. 그러다보니 급해보이고 안정성이 부족해보일 수 있다"며 아쉬워했다. 올해 오지환과 함께 유격수 수비상을 공동 수상할 만큼 이제 인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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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는 후배 김도영에 대해서는 "타격하는 거 보면 그런 재능을 가진 선수는 처음 봤다. 엄청 부럽다. 진짜 역대급 재능"이라며 "성격이 좀 소심한게 단점이다. 표현을 잘 못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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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없이 9개 구단이라면?'이란 질문에는 "두산 야구를 너무 재밌게 봤었다.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선배님들 뛸 때"라며 웃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