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지난 16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입단 계약을 체결하고 기자회견을 마친 뒤 몰려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트위터 캡처
이정후가 17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브루클린 네츠전을 관전하던 중 전광판에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라는 자막으로 소개를 받자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고 화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올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64이닝을 던져 16승6패, 평균자책점 1.21, 169탈삼진을 올리며 퍼시픽리그 사와무라상과 MVP를 거머쥐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가 벌써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정후는 17일(이하 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브루클린 네츠전을 관전했다. 이정후는 3쿼터 도중 전광판에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라는 자막이 뜨면서 소개를 받자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자리에서 일어나 화답했다.
골드스테이트는 자이언츠와 같은 샌프란시스코 연고 팀이다. 이정후가 현지 팬들에게 직접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자이언츠 팬들과의 공식 상견례는 내년 시즌 홈 개막전에서 펼쳐진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6일 이정후 입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공수에 걸쳐 약점을 어느 정도 보완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제는 선발 마운드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가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팔로스)에 3억달러 이상을 오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 애슬레틱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이날 '소식통에 따르면 자이언츠와 레드삭스가 야마모토에 3억달러를 웃도는 계약을 제시하며 강력한 영입 의지를 드러냈다'면서 '다른 팀들도 그에 못지 않은 오퍼를 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야마모토의 유력 행선지로는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가 꼽히고 있으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보스턴 레드삭스 역시 두 구단 못지 않은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봐야 한다. 샌프란시스코가 야마모토를 이정후의 동료로 만들기 위한 '올인 작전'을 펴고 있다는 얘기다. 3억달러에서 그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야마모토의 몸값이 3억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지난 7일 윈터미팅이 끝난 직후 나왔다. MLB 네트워크 존 헤이먼 기자는 당시 '야마모토를 향한 빅마켓 구단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다저스, 양키스, 메츠, 자이언츠, 레드삭스, 블루제이스, 필리스 등 7팀이 참가 중이다. 3억달러 이상 계약이 나와도 놀랄 일이 아니다'고 했다.
돈 많은 빅마켓 구단들이 대부분 영입 의사 표시를 했다고 보면 된다. 역대 투수 최고 몸값 돌파가 유력하다. 뉴욕 양키스 게릿 콜이 2019년 말 FA 계약을 통해 받은 9년 3억2400만달러를 야마모토가 넘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WBC에 참가한 야마모토 요시노부.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이정후를 품에 안은 샌프란시스코가 야마모토 쟁탈전서 승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긴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오프시즌 대대적인 투자를 공언해 왔다. 일단 오타니 쇼헤이를 '라이벌' 다저스에 내준 샌프란시스코는 야마모토에 대해서는 "반드시 영입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야마모토 3억달러+알파설'에 대해 MLB.com은 'KBO 스타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한 자이언츠는 로간 웹가 강력한 원투 펀치를 이룰 투수를 데려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거물급 선수 영입전에서 번번이 패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지난 13일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 쟁탈전에 적극 가담했지만 실패했다'며 '오타니와 마찬가지로 과거 지안카를로 스탠튼, 브라이스 하퍼, 애런 저지도 샌프란시스코를 퇴짜 놓고 다른 곳을 선택했다. 이번에는 라이벌 다저스에게 패해 더욱 뼈아프다'고 전했다.
스탠튼은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인 2017년 12월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를 제안받았지만, 거부권을 행사한 뒤 곧바로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 하퍼가 2019년 2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3년 3억3000만달러에 계약하기 전 샌프란시스코는 더 높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거절당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작년 겨울에도 저지에게 9년 3억6000만달러를 제시했지만, 그가 같은 금액으로 올린 양키스로 되돌아가는 바람에 입맛만 다시고 말았다.
오타니까지 최근 3억달러 이상을 받은 4명을 놓고 벌인 경쟁에서 샌프란시스코는 모두 패했다. 야마모토가 5번째 도전 타깃이다.
오타니 쇼헤이 입단식이 열린 지난 15일(한국시각) 마크 월터 LA 다저스 구단주(왼쪽),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유니폼과 모자를 건네준 뒤 격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야먀모토 요시노부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번 오프시즌서 노리는 제1의 타깃이다. 허상욱 기자 wook@sporschosun.com
야마모토는 올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64이닝을 던져 16승6패, 평균자책점 1.21, 169탈삼진을 올리며 3년 연속 퍼시픽리그 사와무라상과 MVP를 거머쥐었다. 일본 프로야구(NPB) 통산 7년 동안 70승29패, 평균자책점 1.82, 897이닝, 922탈삼진, WHIP 0.94를 마크했다.
NPB 역대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야마모토는 25세의 어린 나이와 90마일대 후반의 강력한 직구 및 주무기인 스플리터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야마모토가 크리스마스 이전 팀을 최종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다저스와 양키스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이 3억달러 이상을 불렀다면 몸값은 더 치솟을 수 있다.
야마모토가 과연 이정후의 동료가 될 수 있을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지난 16일(한국시각) 오라클파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이정후. EPA연합뉴스
이정후가 지난 16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에서 모자를 써보고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