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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적극적으로 도와줄 겁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팀입니다."
김혜성의 주포지션은 2루수. 지난 시즌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받았고 올시즌은 신설된 수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가대표팀에서도 2루수다.
하지만 프로 입단할 때 김혜성의 원래 자리는 유격수였다. 심지어 2021 시즌에는 유격수로 골든글러브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유격수 자리에서 실책이 많이 나오고, 2루수 자리에서 훨씬 안정적인 활약을 펼친다는 홍 감독과 구단의 판단 아래 포지션을 바꾼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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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은 내년 시즌 후 포스팅 자격을 획득한다. 올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노크하는 이정후를 보며 김혜성도 마음을 굳혔다. 이정후만큼의 폭발력과 스타성은 아니지만, 공-수-주 능력을 다 갖춘 김혜성도 충분히 빅리그에 도전할만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격수를 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2루수라고 못이 박히면, 공격력에서 더 폭발력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유격수는 공격보다 수비가 우선이라는 인식이 더해진다. 수비를 잘하는데, 공격과 주루도 겸사겸사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키움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그랬다. 똑같은 길을 밟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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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후 홍 감독과 김혜성이 마주 앉았다. 홍 감독은 시즌 후 모든 선수들과 개인 면담을 하는데, 공교롭게도 김혜성이 1번타자였다. 첫 타자부터 매우 까다로운 상대였다.
홍 감독은 김혜성의 미국 진출 의지에 대해 "얘기를 충분히 들었다. 의지가 매우 강하더라. 유격수를 왜 원하는지도 당연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유격수를 시켜줄 것인가가 중요하다. 홍 감독은 "메이저리그에 가는 데 도움되는 일이 있다면, 뭐든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포지션 문제는 섣불리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캠프를 거쳐 선수들의 준비 상태 등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 김혜성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건 아니다. 분명 문은 열려있다. 하지만 지금 김혜성이 유격수라고 못을 박기는 어렵다. 감독은 팀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김휘집이라는 유망주가 유격수 자리에서 경험을 쌓으며 무럭무럭 성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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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