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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해 주시면 하겠지만, 당장은 어려운 게 사실이다. 팀 분위기와 선수들 성향을 모른다. 1년 정도 부딪혀보고 하는 게 좋을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2009년 육성 선수로 LG 트윈스에서 입단해 14년을 한 팀에서 뛰었다. 아무리 인간관계의 폭이 넓다고 해도, 다른 팀 사정을 속속들이 알기 어렵다. 어쨌든 막 이적한 선수가 주장 후보로 거론됐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가 컸기 때문일 것이다.
LG에서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채은성은 지난해 말 한화로 이적했다. 6년 90억원, 대박을 터트렸다. 팀 내 최고 베테랑 정우람(38)이 주장을 맡았고, 채은성은 그 아래에서 야수 조장을 했다.
한화 이적 2년차가 되는 채은성이 약속한 대로 주장을 맡았다. 3일 팬들을 위한 독수리 한마당 행사에 앞서 열린 선수단 회의에서 캡틴이 됐다.
지난 몇 년간 주장이 자주 바뀌었다. 2021년엔 노수광(33)이 시즌 중인 6월에 주장직을 내놨다. 하주석(29)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하주석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2022년 6월,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거친 언행이 문제가 돼 1군 등록이 말소됐다. 장민재(33)가 임시 주장으로 선수단을 추슬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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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서산 2군 구장에서 만난 채은성은 "베테랑이 되면 야구를 무조건 잘 해야 된다. 그래야 후배도 잘 챙길 수 있다. 내가 야수 쪽 최고참인데 야구 잘 하면서 그렇게 하는 게 힘들더라"고 했다.
대형 계약으로 이적한 첫해에 부담이 컸을 것이다. 모두가 중심타자 자신을 바라보니 책임감이 무거웠을 것이다.
지난 5시즌 동안 9~10위를 벗어나지 못한 한화다. 재도약의 터닝 포인트에 와 있다. 지난해 외부 FA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을 영입한데 이어, 최근 내야수 안치홍을 데려왔다. 타선 강화를 위해 4+2년 총액 72억원을 쏟아부었다.
2024년은 한화가 상위권으로 가는 기틀을 만들어야 하는 시즌이다. 2025년 새 홈구장 개장에 포커스를 맞춰 전력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시점에 채은성이 선수단의 '리더'가 됐다.
부담도 크겠지만 '주장직'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3일 만난 채은성은 "주장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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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