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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프로야구와 함께 국내 양대 프로스포츠의 한 축을 이루는 프로축구. 한 팀의 강등 탓에 시끌벅적하다.
그러나 하나의 선택이 운명을 바꿔 놓았다. 2014년부터 수원의 운영 주체는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었고, 운영비가 대폭 삭감되기 시작했다. '자생'이란 명목을 붙였지만, 입장 수익이나 머천다이즈 판매 면에서 한정적인 국내 프로스포츠 여건을 고려할 때 모기업의 운영비 삭감은 곧 추락을 의미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내부의 발전은 더디기만 했다. 자생은 커녕 현상 유지에 급급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최근 수 년 동안 하위권을 전전하던 끝에 강등 철퇴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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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원의 몰락은 프로야구에도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다.
투자가 없는 팀든 반드시 약해진다. 어린 선수를 데려와 육성시켜 구단의 스타로 키우는 게 모든 팀의 꿈. 하지만 그 선수가 보고 배울 수 있는 중량감 있는 베테랑 선수를 데리고 있어야 시너지가 날 수 있다. 멘토 없이 홀로 성장하길 바라는 것은 욕심에 가깝다. 최신식 육성시스템 속에 성장해도 몰락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뛰어난 선배의 곁에서 성장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 이런 신구 조화를 완성하기 위해선 그에 걸맞은 투자가 필요하다. 선수단 뿐만 아니라 관중 편의, 마케팅 강화 등을 위한 투자 역시 빠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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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을 위한 노력도 빠질 수 없다. 대부분의 구단이 모기업 지원금을 베이스로 운영되는 프로스포츠. 하지만 모기업 입장에선 지원금으로 연명하면서 제대로 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구단을 곱게 볼 리 없다. 구단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관중 몰이, 광고 수익 증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선수단 역시 오롯이 실력이라는 잣대를 두고 1군-백업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면서 긍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아직까지 프로야구에선 수원의 예처럼 극단적으로 운영비를 삭감한 팀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프런트의 방종과 선수단의 동기부여 결여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문제다. 이웃집 불구경에 그칠 게 아니라 현실과 미래를 다시금 고민해야 할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