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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33홀드 했을 때도 '홀드왕'은 아니었거든요. 이제 뭔가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러나 올 시즌 그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김원형 전 감독이 불펜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래도 가장 마무리 경험이 많은 서진용에게 뒷문을 맡겼고, 69경기 42세이브. 심지어 50경기 동안 블론세이브가 없는 '무블론' 활약을 이어갔다. 서진용은 42개의 세이브로 리그 세이브 1위에 오르며 프로 데뷔 후 처음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있다. 최고의 시즌을 마친 덕분이다.
서진용은 코칭스태프가 뽑은 올 시즌 팀의 MVP다. 가장 두드러지게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선수이기도 하다. 서진용도 웃으며 "사실 저도 저를 MVP로 뽑고 싶다"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서진용은 "올해는 전반기에 성적이 좋았다. 내 스스로 돌아봐도 이제 내년, 내후년에도 아프지만 않으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긴 시즌이다. 이런 타이틀도 가지게 되면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아프지만 않으면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쿨'해보이지만, 사실 등판 때는 누구보다 혼신의 힘을 다해 1구, 1구를 던지는 투수다. 늘 등판을 마치고 내려오면 탈진 직전의 상태다. 서진용은 "혼자 만루를 깔아놓고 하니까 힘든 거"라고 자조섞인 농담을 하면서 "볼넷이 너무 많았다. 마무리 투수는 나로 인해 경기가 끝나기 때문에 부담감은 크지만, 그래도 매력적인 보직이다. 미국에서는 '어쩔건데' 하는 마인드가 있더라. 저도 올해 그렇게 생각하려고 했다. 주자 1,2명이 나가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포수)김민식 형도 올라와서 '진용아 그래 네가 이래야 진용이지. 한번 막아보자'고 말한다. 그렇게 마무리가 잘 됐다"며 웃었다.
사실 서진용이 희망적인 것은 팔꿈치 불안 요소 한가지를 제거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지난 10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간단한 시술 수준이지만, 검사 전날 다시 정밀 검진을 해보니 그부위의 뼈가 부러져 있었다. 항상 작은 통증을 안고, 치료 주사를 맞으며 버텼는데 이제 그 불안 요소를 완전히 떨쳐냈다.
서진용은 "빠르면 1월 중순에서 말 정도에는 섀도 피칭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정도면 빠르면 개막에 맞출 수 있다. 저는 회복력이 좋은 편이라 괜찮다"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제 걱정보다 기대가 되는 투수. 자신감을 장착한 '세이브왕' 서진용의 2024시즌이 주목받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