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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선수들은 외롭지 않았다, 그들을 지킨 최고의 팬들이 있어서 [KS 비하인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3-11-14 09:35


KT 선수들은 외롭지 않았다, 그들을 지킨 최고의 팬들이 있어서 [KS …

[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T 선수들도 열심히 했고, KT 팬들도 잘싸웠다!

정말 외로웠을 것이다. 수싸움에서도 압도적으로 밀리는데, 경기 흐름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KT 위즈 팬들은 '일당백'이었다. 상대 LG 트윈스의 우승 장면을 지켜봐야 했지만, 마지막 배정대가 아웃되는 순간까지도 KT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번 한국시리즈. 안타깝고 미안한 얘기지만 시작부터 KT는 조연 느낌이 강했다. 온통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느냐, 우승하면 26년 묵은 '롤렉스' 시계는 누구에게 돌아가느냐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예매 전쟁도 그랬다. LG팬들이 난리가 났다. 예매 첫날 대기인수만 15만명이 넘었다. 예상은 했는데, 1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은 온통 LG팬들의 유광점퍼, 노란수건 물결이었다.

5차전은 더 압도적이었다. LG 우승 순간을 보고픈 팬들이 모두 집결했다. 잠실구장의 경우 3루쪽이 원정 응원석인데, 홈 관중석 티켓을 구하지 못한 LG팬들이 모두 점령해버렸다. KT도 배려해야 했지만, 29년 만에 펼치져는 LG의 우승을 보고 싶은 팬들의 열망이 너무 컸다.

KT도 응원단을 꾸려 선수들에게 최대한 화력 지원을 했다. 수는 많지 않았지만, KT 야광봉을 든 팬들도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다. 하지만 이미 3, 4차전 결과로 기세가 LG로 간 후 열린 5차전이었다. 결과를 바꾸는 게 쉽지 않았다.

경기 후 우승 세리머니가 진행됐다. LG 팬들은 누구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3루 내야를 보니 듬성듬성 빈 자리가 보였다. 그게 KT팬들이 채웠던 자리였다. 외딴 섬에서 고립된 느낌이지 않았을까. 그래도 그 팬들이 있어 KT 선수단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엄청난 티켓 경쟁 속, KT 선수들을 위해 그 자리를 쟁취하고, 끝까지 응원을 보내준 KT 팬들에 경의를 표한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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