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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사람이 칠 수 없는 공이 스트라이크가 된다니까요."
KBO는 2군 경기를 통해 로봇심판 도입을 준비했었고, 시행착오를 거쳐 1군에서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메이저리그보다 빠른, 세계 최초 시도다. KBO가 독단적으로 추진한 것도 아니다. 10개 구단 이사회에서 이 안이 통과됐다. 구단들도 찬성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장은 술렁이고 있다. 2군 경기여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을 뿐, 현 시스템이 그대로 1군 경기에 적용된다면 엄청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결국 로봇심판 도입의 핵심은 공정성인데, 과연 공정하게 경기가 진행될 수 있느냐에 대한 신뢰가 아직 자리잡지 못한 상황이다.
다른 구단의 한 2군 코치도 "1군에서 도입하기에는 문제가 많다. 투수 입장에서는 존에 걸쳤다고 보는데, 기계가 너무 엄격한 기준으로 판정을 내려버리면 불만이 쌓인다. 현 2군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이 내년 1군에서 활용되면 아마 엄청난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아직 수준이 안정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견해를 밝혔다.
물론 긍정의 신호도 있다. 또 다른 2군 출신 코치는 "처음에는 판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수비나 다음 동작 등에서 선수들이 애를 먹었다. 그런데 많이 개선됐다. 지금은 바로바로 콜이 나온다. 적응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본다. 오히려 기계가 하니 타자들쪽에서는 판정에 크게 불만을 갖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구심은 이제 이어폰을 통해 들어오는 판정을 알리는 역할이다. 권한이 대폭 축소된다. 직업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부담감, 극심한 스트레스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