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SSG전. 12회초 2사 문보경이 역전 솔로포를 치자 염경엽 감독이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18/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6회말 LG 김현수가 솔로홈런을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24/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DH 1차전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경기에서 승리한 L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17/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1위를 달릴 때 주위에서 LG를 향해 하는 말은 "LG는 저러다가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2021년도 그랬고 지난해에도 그랬다. 결국 1위에서 내려오면 다들 "거봐 내가 내려올거라고 했잖아"라고 당연한 듯 말을 했다.
그렇다. LG를 향한 많은 사람들의 편견. LG는 결국 약하다는 것이었다. 초반에 좋은 분위기로 가다가도 결국은 내리막을 탔다. 중요한 경기에서 패하고, 잡아야 할 경기를 어이없는 실수로 놓치면서 결국 그런 패배가 쌓여 우승에서 멀어졌다.
2021년 LG는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와 치열하게 1위 싸움을 했다. 8월까지 1위 KT에 1.5게임차 뒤진 2위였으나. 9∼10월에 20승12무21패에 그치면서 KT와 삼성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3위에 내려오고 말았다. 겨우 1.5게임차였다.
지난해에도 개막전부터 줄곧 1위를 달린 SSG를 따라간 LG였는데 7월 이후 뒷심을 보이며 추격을 했으나 끝내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특히 지난해엔 평균자책점 1위에 팀타율 2위로 투-타가 모두 좋았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16승으로 다승 1위, 아담 플럿코가 15승으로 2위에 오르고, 이민호가 12승을 달성한데다 고우석이 세이브왕, 정우영이 홀드왕에 오르는 개인 성적도 출중했다. 하지만 국내 선발진이 불안했고, 외국인 타자는 데려온 2명이 모두 실패한데다 2루수 역시 또 적임자를 찾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2년간 주전 선수들이 큰 부상없이 풀 타임을 뛰면서 안정적인 시즌을 치러 1위 싸움을 한 것은 이제 LG가 강팀의 반열에 올랐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씩 모자라며 결국 주위의 'LG는 안된다'는 편견을 깨는데 실패했다.
올시즌도 마찬가지였다. 6,7월에 LG가 1위로 치고 올라갔을 때 야구인들이나 팬들 중에서 시즌 후반에 LG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을 하는 이들이 있었다. 실제로 LG는 전반기에만 11승을 올린 플럿코가 부상으로 빠지고, 함덕주도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LG는 예전과는 달랐다. 특히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고 불린 1,2위 대결에서 승리하며 오히려 중요한 경기를 이겨내면서 1위를 굳건히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DH 2차전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1사 LG 허도환이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17/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LG와 KT의 경기, 8회초 LG 박동원이 솔로홈런을 치고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07/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10회말 2사 1.2루 LG 박해민이 끝내기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31/
LG는 6월 25일까지 SSG에 반게임차 뒤진 2위였다. 그러나 6월 27, 28일 SSG와의 맞대결서 14대0, 8대6으로 승리하면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이후 1위를 놓치지 않고 질주한 LG는 9월 5일 새롭게 2위로 올라선 KT 위즈와 3연전을 펼쳤다. 8월에 무려 19승4패의 파죽지세를 보인 KT였기에 4연패로 주춤하는 상태여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대였다. 맞대결전 LG와 KT의 격차는 5.5게임. KT는 3연전에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고영표 등 에이스를 총 출동시켜 승부수를 띄웠다.
LG는 첫 경기서 최원태를 내세우고 에이스 쿠에바스를 내세운 KT에 6회초 김현수의 결승타로 5대4, 1점차로 승리했다. 다음날엔 3-1로 앞서다가 9회말 3점을 내주며 끝내기 역전패를 당한 LG는 7일엔 이정용을 내세워 상대 타선을 3점으로 막고, 타자들이 KT의 에이스 고영표를 공략해 11대4의 대승을 거두고 2승1패의 위닝시리즈로 1위를 거뜬히 지켜냈다.
이후엔 별다른 위기가 없었다. 점점 매직넘버가 줄어들었고 3일 드디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LG는 또 하나의 편견을 깨야한다. 시즌 후반 LG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실시 되자 이제는 사람들의 말이 바뀌기 시작했다. "LG는 한국시리즈 우승 힘들다"고 했다. 이유는 큰 경기에 약하다는 것.
LG는 최근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 오르지는 못했다. 2019년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NC를 눌렀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1승3패로 패했고, 2020년에도 4위로 올라가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승리했으나 두산과의 준PO에서는 2연패로 탈락했다. 2021년엔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4위인 두산에 1승2패로 탈락. 지난해엔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키움에 1승후 3연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다음 스테이지에 오르는데 실패했던 전적들이 있다보니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쌓여왔다. 정규리그 1위로 절대적으로 유리한 한국시리즈 직행을 했음에도 LG에겐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이 있다.
이제 LG는 한국시리즈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29년만에 통합우승, 최종 목표이자 진짜 강팀의 완성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