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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트리플(삼중살)이 맞다. 내가 (노)시환이를 보고 당황하는 바람에…"
최지훈은 결정적 순간 본헤드 플레이를 하고 말았다. 1-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2루의 절대적 득점 찬스. 강백호의 타구가 호수비에 걸렸을 때 귀루가 늦었다. 2루에서 포스아웃 처리, 순식간에 2사 1루가 됐다.
문제의 3회, 최지훈은 귀루를 순간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어정쩡하게 한두걸음 걸어오는 사이 홍콩의 중계 플레이가 빨랐다. 아슬아슬했지만 심판의 콜은 아웃.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비디오 판독이 없다. 심판의 콜을 뒤집기가 어렵다.
절호의 찬스를 놓친 한국은 세계랭킹 45위 홍콩을 상대로 7회까지 3-0으로 앞서는데 그쳤다. '약속의 8회' 비로소 타격이 폭발, 7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국제대회 콜드게임 규정(mercy rule)은 5~6회까지 15점, 7~8회까지 10점 앞서는 것이다.
경기 후 만난 최지훈은 당시 상황에 대해 "노시환이 날 지나친 순간 아웃이다. 나도 시환이를 보고 당황하는 바람에 2루에 빨리 돌아가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다만 심판은 뜬금없이 2아웃 선언 후 최지훈의 1루 복귀를 지시했다. 이미 앞선 상황에서 번트와 실책으로 2루를 밟은 최지훈에게 뒤늦게 1루 역진루를 통고한 것. 납득하기 힘든 판정에 양측 벤치가 모두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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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령탑은 '삼중살(트리플 플레이)'를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는 무려 20분 넘게 지연됐다.
사실 홍콩 감독의 말이 맞았다. 강백호는 원바운드 가능성도 있었지만, '다이렉트'라는 심판의 콜에 따라 다이빙캐치로 아웃. 노시환은 선행주자 최지훈을 지나친 순간 아웃, 최지훈은 2루에서 포스아웃이기 때문이다.
다이빙캐치와 2루주자를 보느라 바빠 노시환의 추월을 놓친 걸까. 문제는 그래도 삼중살이었다는 점이다. 노시환은 아예 1루로 돌아오지 못했고, 홍콩 수비진은 1루로 볼을 중계해 베이스를 밟았다. 설령 추월이 아니라 해도 둘다 포스아웃이다.
경기 후 만난 류중일 감독은 "강백호 타구가 다이렉트 캐치고, 최지훈이 포스아웃이 맞다면, 과정상 트리플이 맞다"고 했다. 노시환은 자신의 추월을, 최지훈은 포스아웃을 각각 인정하며 '삼중살이 맞다'고 인정했다.
"충분히 홈까지 갈 수 있겠다 싶어 앞만 보고 달렸는데 최지훈 형이 바로 옆에 있더라. 초반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무리한 플레이가 나왔다. 아마 지훈이 형이 내가 추월할까봐 기다려주다가 2루에 늦은 것 같다(노시환)."
"그냥 삼중살이에요. 첫 경기라 좀 긴장했던 것 같아요. 저도 평소 안하던 걸 한 거 보면 무의식 중에 부담감이 있었던 게 아닐까(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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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전은 아시안게임 4연속 우승을 노리는 한국에게 결승전 빼고 가장 중요한 경기다. 말 그대로 '결전'의 날, 17년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리는 대만을 반드시 이겨야한다. 조별리그 성적을 슈퍼라운드로 안고 간 뒤 통합 성적으로 전체 1,2위를 가리는 규정상, 대만전 성적에 결승전 진출 여부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