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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꿈에 그리던 순간이었죠. 재밌겠다. 자신있게 뛰고 오자 했어요."
"제 장점은 수비죠. 내야는 어느 자리든 다 자신 있어요. 안타는 생각도 못하고 팀에 도움이 돼보자, 번트나 잘 대자 했는데…생각지도 못한 좋은 결과가 나왔네요. 운이 좋았죠."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배영빈의 활약에 대해 "놀라운 경기(What a game)였다"며 흡족해했다. "1군에서 경기를 치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자랑스럽고 뿌듯했다"라며 "데뷔의 꿈은 이뤘지만,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익숙지 않은 돔이라는 환경, 또 팬들의 응원, 접전 양상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잘해냈다. 배영빈을 외치는 팬들의 소리가 점점 커지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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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는 마침 인연이 닿는 선수들이 많아 적응이 빨랐다. 초등학교 시절 배영빈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했던 고승민, 서울고 동기 정우준, 홍익대 동기 서동욱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안치홍 유강남 등 팀의 중추를 이루는 고교 선배들도 있다.
타격 성적은 퓨처스에서도 크게 눈에 띄진 않는 편. 타율 2할6푼3리, OPS(출루율+장타율)도 0.652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도루 11개를 성공, 팀내에서 장두성(23개) 다음가는 준족의 면모를 보여줬다. 남부리그 전체에서도 천성호(상무) 최정원(NC 다이노스) 송민섭(KT 위즈)과 함께 공동 9위다.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에서도 기민한 몸놀림과 견실한 수비를 호평받은 바 있다. 타고난 운동신경부터 푸트워크, 핸들링, 주루플레이 등 전체적인 야구 센스가 좋다는 평을 받아왔다. 좋은 어깨도 지니고 있다.
지난 5월 정식선수 등록과 함께 첫 콜업됐을 때는 경기에 나설 기회를 받지 못했다. 2번째 기회를 스스로의 힘으로 잡아챘다.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그라운드에 나선 배영빈에겐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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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배영빈이 맹활약한 날, 잠실에서는 NC 박영빈(26)이 대주자로 출전, 폭풍 주루에 2루타까지 기록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육성선수 출신이라는 공통 분모도 있다. 배영빈은 "2군 경기 때 본적이 있는데, 이름이 비슷해서 신기했죠. 저도 봤어요. 그날 또 잘하셨더라고요. 앞으로도 서로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웃었다.
"수비와 도루는 자신있어요. 가을야구 진출에 1%라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