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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마침내 시즌 10승에 입맞춤했다.
오타니는 이날 2타수 무안타 2볼넷으로 6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하지 못해 40홈런을 그대로 유지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10승-40홈런을 한 시즌 동시에 이룬 선수는 오타니 밖에 없다. 또한 10승-10홈런을 2시즌 달성한 선수도 오타니가 처음이다. 오타니는 지난해 15승을 거두고 34홈런을 터뜨렸다.
사실 오타니는 이날 한꺼번에 무너질 뻔했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오타니를 까다롭게 몰아붙였다. 볼넷을 3개나 허용한 이유다. 컨디션도 썩 좋지 못했다. 직전 등판인 지난 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4이닝 노히터를 하고도 오른손 경련 증세를 보이며 자진 강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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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오타니는 직구 37개, 스위퍼 36개, 커터 13개, 커브 6개, 스플리터 5개를 각각 구사했다. 직구 구속은 평소보다 느렸다. 최고 97.9마일, 평균 95.5마일로 평균은 올시즌 평균보다 1.4마일(약 2.6㎞)이 덜 나왔다.
지난 4일 시애틀 전에서는 최고 100.2마일, 평균 98.7마일을 찍었고, 빅리그 첫 완투를 한 지난달 2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는 최고 99.5마일, 평균 97.0마일을 나타냈다. 최고 구속만 봐도 이날 샌프란시스코전에서 2마일 이상 느려진 것이다.
최대 위기는 6회였다. 오타니는 선두 윌머 플로레스에게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허용했다. 그런데 6구째 몸쪽 스위퍼가 플로레스의 배트에 제대로 걸려 좌측 파울 폴을 향해 까마득히 날아갔다. 왼쪽으로 쏠리면서 파울이 됐지만, 홈런이 됐다면 0-2로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빼앗길 수 있었다.
오타니가 던진 7구째 96마일 직구는 플로레스의 머리를 스칠 뻔한 볼이 됐다. 그만큼 흔들리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어 작 피더슨이 타석에 들어섰다. 오타니는 초구 72마일 커브를 던졌다. 그런데 오타니는 앞으로 내디딘 왼발이 살짝 미끄러지면서 중심을 잃고 투구 후 왼쪽으로 스프링처럼 튀어나갔다.
이어 어디가 안 좋은지 마운드 주변을 서성거리자 더그아웃에서 필 네빈 감독이 트레이너를 데리고 마운드로 올라갔다. 몇 마디를 주고 받은 오타니는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피칭에 들어갔다. 다행히 피더슨을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84마일 커터로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오타니는 6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자신의 투구 내용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한 것이다.
오타니는 경기 후 "손가락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저 오늘 경기 내내 투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네빈 감독은 "2회를 빼놓고는 그의 공을 던졌다고 생각한다"며 "오타니가 6회 올라가기 전 힘이 빠지고 있지만, 한 이닝만 더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책점을 면하면서 오타니는 19⅓이닝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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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심한 난조를 보이던 에인절스 불펜진은 이날도 불안했지만, 끝내 점수는 주지 않았다. 7회 호세 소리아노가 무사 만루를 넘겼고, 8회 맷 무어가 무실점으로 1이닝을 막았다. 마무리 카를로스 에스테베스가 9회 주자 2명을 내보내 긴장감이 돌았으나, 마지막 2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3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