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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열악한 환경이지만 누구 하나 불평불만 하지 않네요. 다들 진짜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실업팀도 없고, 전국체전 종목도 아닌 여자야구의 환경은 당연히 열악하다. 현재 자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여자야구팀들 가운데 선수를 선별해 대표팀이 꾸려졌다. 대표팀 선수들은 주부, 학교 선생님, 고등학생 등이다.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이라 훈련할 시간을 내기에도 쉽지가 않다. 생업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야구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 출근을 하지 않는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만 모여 훈련을 진행한다. 대표팀은 매주 주말 경기도 화성드림파크에서 훈련을 해오고 있다.
여자야구 대표팀은 지난해 12월부터 양상문 감독이 이끌고 있다. 프로 출신 코치진도 꾸렸다. 정근우(타격·수비), 이동현·유원상(투수), 허일상(포수) 등 코치들이 양 감독과 함께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 코칭스태프에게 월급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일당식으로 주유비 정도의 금액이 주어지는, 사실상 재능 기부 수준이다.
중요한 대회에 나서지만 헌 유니폼을 챙겨가야 한다. 현재 여자야구 대표팀의 유니폼과 용품은 프로스펙스사와 계약을 맺어 연맹이 전체 금액의 50%를 내면, 프로스펙스가 나머지 50%를 지원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연맹 입장에서는 그 50%를 내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그래서 캐나다 대회를 앞두고 새 유니폼을 지급받지 못한 채 지난 홍콩 대회때 입었던 유니폼을 세탁해서 가지고 간다. "빨래를 해도 흙이 다 지워지지는 않는다"면서도 일원 모두가 벅찬 마음을 안고 비행기를 탈 준비를 마쳤다.
힘든 상황이지만 선수들도 코치들도 야구에 진심이다. "팀워크는 전세계 최고"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분위기는 밝고 활기차고 또 즐겁다. 직장인인 선수들은 연차를 '탈탈' 털었다. 대회 참가를 위해서는 개인 휴가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여자야구 대표팀의 이번 대회 목표는 단연 조별리그를 통과해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양상문 감독은 "3승을 해야하는데, 홍콩은 지난 대회에서 2번 다 이겼기 때문에 전력으로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고 멕시코도 세계랭킹이 비슷하다. 하지만 미국, 호주, 캐나다는 객관적 전력이 우리보다 훨씬 앞서고 파워면에서도 월등하다. 힘으로는 이기기 도저히 어렵다"면서 "세밀하게 준비할 시간은 많이 부족했다. 그래도 코치들, 선수들과 합심해서 어느 팀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칠 것인지 작전을 잘 짜서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여자야구가 이정도였어?'라는 것을 야구팬들에게 보여드리는 것이 우리들의 목표"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여자야구월드컵 A조 예선(캐나다 선더베이)
홍콩=VS=한국=9일=오전 0시30분
미국=VS=한국=10일=오전 0시30분
한국=VS=호주=11일=오전 0시30분
한국=VS=캐나다=12일=오전 8시30분
한국=VS=멕시코=13일=오전 4시30분
*조 2위+와일드카드까지 본선 진출
◇여자야구 세계랭킹
1위=일본
2위=대만
3위=캐나다
4위=미국
5위=베네수엘라
6위=도미니카공화국
7위=쿠바
8위=호주
9위=푸에르토리코
10위=한국
11위=홍콩
12위=멕시코
13위=네덜란드
14위=필리핀
15위=중국
16위=프랑스
17위=니카과라
18위=인도
19위=파키스탄
20위=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