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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30년 만의 청룡기 우승을 이끈 경북고 우완 이승헌.
결승을 앞둔 경북고는 던질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투구수 제한 규정과 부상 등으로 에이스 전미르를 포함, 박경도 김병준 이종석 등 4명의 투수가 등판할 수 없었다. 반면, 물금고는 상대적으로 주요 투수들의 등판이 가능했다.
우완 선발 이승현의 롱런이 중요했다. "당초 3~4이닝을 기대했다. 이후는 남은 투수들을 끊어가려고 했다"던 이 감독도 놀랄 만큼 7이닝을 지켜줬다. 30년 전 이승엽 감독이 받았던 대회 우수투수상은 당연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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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타점의 최고 구속 146㎞ 직구.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결승전에서는 결정적인 위기 순간 마다 타이밍을 빼앗는 변화구로 헛스윙을 이끌어낼 만큼 두둑한 배짱과 관리 능력도 좋다.
프로 입단 후 체계적 훈련을 통해 스태미너와 스피드 업을 보태면 1군 무대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충분한 재능이다.
이 감독도 "피지컬이 좋다 보니까 공에 스피드도 있고 변화구 제구도 좋고, 큰 키에서 나오는 직구하고 슬라이더가 좋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승헌은 경기 후 "오늘 공이 잘 안 가는 느낌이었다. 제구만 잡자고 생각하면서 던졌다"고 말했다.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넘치는 선수. 동료애도 확인할 수 있었다. 4-0으로 앞선 6회초 1사 1루에서 병살타성 땅볼 타구를 유격수 김세훈이 서두르다 실책이 나오며 1사 1,3루. 이승헌은 후속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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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에서 담대한 차분함. 비결을 묻자 "그냥 겉으로 차분해 보이는 겁니다. 실제로는 엄청 떨어요"라며 너스레를 떠는 그는 "마운드 운영도 오늘은 다 잘 된 편이었어요. 오늘 날인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배짱있는 투구를 펼칠 수 있었던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
"타점 높은 공"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은 이승헌은 연고팀 삼성라이온즈와 인연이 있다. "경북고 출신 최충연 원태인 선배님이 롤모델"이라고 말한 그는 "어릴 때 (물금고 출신) 김영웅 선배님이랑 상대한 적이 있었는데 펜스 직격 2루타를 때리시더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미르에게 쏠린 관심. 그에 못지 않은 이승헌이란 남다른 피지컬에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오는 9월 열리는 2024 신인드래프트의 다크호스가 되기 충분한 선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