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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도대체 몇 개를 치려는 것일까.
지난 27일 화이트삭스전에서 딜런 시즈의 몸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88.5마일 슬라이더를 정확하게 걷어올려 우중간 담장 뒤쪽 비거리 446피트 지점에 꽂는가 하면, 이날 7회말에 친 두 번째 홈런은 상대 우완 투키 투상의 88마일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스플리터를 그대로 밀어때려 라인드라이브로 좌중간을 넘겼다. 홈런의 기술이다. 지금까지 친 28개의 홈런 중 인상적이지 않은 게 없을 정도다.
물론 이런 고감도 장타력이 한여름 무더위에도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 시즌 56홈런은 역대 공동 18위의 기록이다. 1930년 해크 윌슨, 1997년과 1998년 켄 그리피 주니어가 각각 56홈런을 날렸다.
한 시즌 56홈런을 친 경력이 있는 현역 선수는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와 지안카를로 스탠튼 밖에 없다. 스탠튼은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인 2017년 59개, 저지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AL) 한 시즌 최다인 62개를 각각 마크했다. 웬만한 타자는 꿈도 못꾸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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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오타니가 60홈런을 때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나아가 작년 저지의 역사적인 홈런 기록에도 근접할 수 있을까.
다시 산술적으로 접근해 보자. 6월 페이스만을 적용하는 경우다. 오타니는 이날까지 팀이 치른 81경기 중 79경기에 출전했다. 6월 24경기에서 13홈런을 쳤다면 남은 81경기 가운데 79경기에 출전해 43홈런을 추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즌 홈런수는 71개가 된다.
지난해 저지의 페이스를 보자. 저지는 팀의 81경기까지 29홈런을 쳤다. 올해 오타니처럼 79경기에 출전했는데, 불과 1개를 더 쳤을 뿐이다. 그리고 이후 33개를 추가한 것이다. 작년 저지는 4월에 6홈런, 5월 12홈런, 6월 11홈런을 쳤다. 오타니는 올시즌 4월 7홈런, 5월 8홈런, 6월 13홈런을 쳤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홈런 추가에 속도가 붙는 것은 비슷하다.
오타니는 46홈런을 때린 2021년 팀의 81경기에서 30홈런을 날렸다. 올해보다 2개를 더 쳤다. 그러나 이후 81경기에서 16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올시즌 2021년처럼 하락세로 돌아설 지 알 수는 없다. 다만 타격감은 올해가 2021년에 비할 바가 아니다. 타율 3할대(0.304)를 때리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는 증명된다.
오타니가 앞으로 남은 시즌 어떤 일을 벌이지 아무도 모른다.
한편, 오타니는 이날 경기 후 올스타 홈런 더비 참가 여부에 대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향후 등판 스케줄에 따라 참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확답을 하지는 않았다. 오타니는 지난 주 발표된 올스타 1차 팬투표에서 AL 최다 득표를 해 3년 연속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하는 자격을 얻어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