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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지찬(22)이 잠시 브레이크 시간을 갖는다.
29일 경기에 앞서 삼성 박진만 감독은 교체 이유에 대해 "어제 뿐 아니라 요 근래 계속 그런 상황이 있었다. 기술적인 부분 보다 마음적으로 흔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엔트리도 뺐는데, 게임을 할 수 있는 마음이 아직은 안 된 것 같다. 기술적인 것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쫓기는 부분이라 게임을 나가면 나갈 수록 더 부담을 가질 수 있다.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겨내야한다. 심리적인 게 큰 거 같다. 계속 좋다가 요 근래 그런 현상들이 있는 것 같은데, 부담감을 속에 움츠러 드는 것 같다. 게임을 뛰면서 그런 상황이 생기면 더 자신 있게 해야 하는데 본인한테는 부담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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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찬에게 28일 사직 롯데전은 지우고 싶은 악몽의 시간이었다.
2-0으로 앞선 1회말 롯데 톱타자 고승민의 땅볼을 글러브 안에서 바로 잡지 못하며 한 템포 늦게 송구했다. 실책으로 내보낸 주자는 전준우의 희생플라이 때 실점으로 이어졌다.
5-1로 앞선 4회말이 최악이었다. 1사 후 유강남이 친 살짝 튀어 오르는 타구를 잡지 못했다. 두번째 포구 실책.
직후 박승욱의 타구가 또 한번 김지찬을 향했다. 병살플레이를 위해 2루에 송구한 공이 옆으로 비껴갔다. 치명적 악송구로 1사 2,3루.
롯데 타자들이 희망을 발견했다. 공짜로 얻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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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주 타석 때 김호재와 교체돼 벤치로 들어온 김지찬은 머리를 감싸며 괴로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닝이 바뀔 때 김지찬은 무릎을 꿇고 경기를 지켜봤다. 안쓰러운 장면이었다.
4회까지 수아레즈의 5실점 모두 김지찬의 실책으로 인한 비 자책점. 미안했던 김지찬이 수아레즈에게 다가가 사과를 하기도 했다. 팀은 결국 6대9로 패하며 5연속 루징 시리즈를 확정지었다. 여러모로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김지찬은 작지만 강한 선수다. 회복탄력성이 뛰어나다. '작은 거인'이라 불리는 이유다.
이미 끊임 없는 노력으로 수비적인 측면에서 일취월장의 성장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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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스토브리그를 혹독하게 보낸 김지찬은 올 시즌 초 안정적인 수비를 이어갔다. 다만, 최근 팀의 최하위 추락과 맞물려 정신적 부담이 커졌다. 캡틴 오재일이 자리를 비운 사이 내야 사령관으로 이재현 김영웅 조민성 등 후배들을 이끌어 가기도 했다.
자신도 어리기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 압박감 속에 실수가 잦아졌다. 경계해야 할 점은 트라우마에 의한 악순환 고리다. 두려움 속에 갇히는 순간, 힘든 시간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질타보다는 모두의 따뜻한 시선의 격려가 필요한 시간이다. 극복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과 성실함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힘든 시간. 잘 극복하면 오히려 창창한 미래, 최고의 내야수로의 성장에 쓴 약이 될 수 있다. 멋진 2루수로 다시 돌아올 '작은거인' 김지찬을 기대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