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루를 돌던 주자와 유격수가 부딪혀 나뒹굴었다. 양팀 사령탑의 강도높은 항의가 엇갈렸다. 말 그대로 승부를 가른 순간이었다.
박세웅과 켈리 공히 6회까진 완벽한 피칭으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7회초, 비디오 판독까지 거친 오스틴의 전력질주가 '원심 유지(세이프)'로 판정되면서 선취점은 LG가 가져갔다. 오스틴은 1루를 다시 밟으며 뜨겁게 포효했다.
|
그래서 이 1점이 더욱 아플 수 있었다. 최근 15경기 3승12패로 부진한 롯데로선 뼈아픈 패인이 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
LG 켈리 역시 7회말까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던 상황. 롯데는 8회말 선두타자 유강남이 안타로 출루하자 곧바로 대주자 황성빈을 투입하고, 이날 2루타가 있는 타자 김민석에겐 번트를 지시했다.
김민석의 정확한 번트로 1사 2루가 되려는 순간, 2루에서 소란이 있었다. 2루를 돌던 황성빈과 LG 유격수 오지환이 충돌해 나뒹군 것.
황성빈은 LG의 3루가 비었다고 보고 전력으로 2루를 도는 과정이었다. LG 3루수 문보경이 황급히 귀루하고 있었지만, 태그까지 감안하면 3루는 경합 이상으로 보기 어려웠다.
때문에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주루방해'라며 강도높은 항의를 펼쳤고, 주심은 그 항의를 받아들여 황성빈의 3루 진루를 허용, 1사 3루를 선언했다.
|
하지만 주심은 "2루에서 오지환과 황성빈이 부딪혔고, 3루 베이스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3루 진루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대형 해설위원은 "황성빈이 3루로 뛰는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났기 때문에, 문보경이 3루로 돌아오고 있었지만, 주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내린 판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이어진 고승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9회초 공격에서 박승욱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황성빈의 센스가 만든 결과였다. 전과는 달라진 롯데의 다이내믹 디테일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