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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홈런 천하통일'이 임박했다.
오타니는 1-6으로 뒤진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1사후 테일러 워드가 좌측 2루타로 출루한 가운데 오타니는 상대 좌완 윌 스미스의 2구째 한복판 코스로 날아드는 94.1마일 포심 직구를 그대로 밀어때려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스탯캐스트는 발사각 26도, 타구속도 116.1마일(186.8㎞), 비거리 453피트(138.1m)라고 알렸다. 타구는 좌중간 관중석 중단에 떨어졌다. 한 소년 팬이 홈런볼을 잡은 뒤 펄쩍 뛰며 기뻐했다. 오타니는 더욱 커진 모션으로 배트플립을 한 뒤 베이스를 돌기 시작했다.
우타자가 밀어친 홈런의 최고 타구속도는 117.3마일로 2018년 뉴욕 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개막전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구장 로저스센터에서 1회말에 날린 우중간 투런포다.
경기 후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그는 정말 (컨디션이)좋다. 너무 좋다. 지금처럼 친다면 보는 게 재밌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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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관심사는 오타니가 언제 홈런 랭킹 맨 꼭대기에 올라서느냐다. 일단 오타니는 지난 13일 텍사스전서 홈런 2방을 쏘아올리며 양키스 애런 저지(19홈런)를 제치고 AL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제 2개만 보태면 뉴욕 메츠 피트 알론소를 넘어선다. 22개로 양 리그를 통틀어 홈런 1위인 알론소는 지난 9일 손목뼈를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라 3~4주 진단을 받았다. 전반기 복귀가 불투명하다. 앞서 저지도 발가락 타박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등재돼 이달 내 복귀가 힘든 상황이다.
알론소, 저지와 비교해도 장타력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 오타니가 홈런 선두로 나서는 건 시간 문제다.
최근 장타력이 무시무시하다. 지난달 3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부터 따지면 최근 15경기에서 9홈런을 몰아쳤다. 에인절스가 70경기를 치렀으니, 오타니는 산술적으로 49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50홈런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생애 첫 홈런왕이 유력하다.
오타니는 2021년 46홈런을 때려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작년에는 34홈런으로 전체 공동 11위, AL 4위였다. 올시즌 홈런왕을 거머쥔다면 2년 만에 AL MVP를 여유롭게 탈환할 수 전망이다. 오타니는 bWAR(4.2)과 fWAR(3.9)서도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저지가 이날 규정타석 밑으로 떨어져 오타니는 AL 장타율(0.610)과 OPS(0.987)도 1위로 올라섰다.
그런데 오타니와 '쌍포'를 이루는 마이크 트라웃의 존재감이 거의 부각되지 않고 있다. 이날도 트라웃은 3타수 무안타 2볼넷을 기록했을 뿐 안타가 없었다. 타율 0.252(246타수 62안타), 14홈런, 37타점, 42득점, OPS 0.826을 기록 중이다. OPS는 데뷔 시즌인 2011년을 제외하면 최저치다. bWAR은 2.1, fWAR은 2.0으로 전체 30위권 밖이다.
6월 들어 12경기에서 타율 0.121(41타수 5안타)을 쳤다. 2번 오타니 뒤에서 잔뜩 주눅든 모습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