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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프로야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투수 전향 3년만에 1군 맛도 봤다.
포수 시절의 이름은 김호준이었다. 2018년 군입대를 앞두고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81mm 박격포병으로 현역 군복무를 마친 뒤 2020년 다시 재입단에 성공했다.
방출 당시 재입단이 약속된 상황도 아니었다. 김강현은 "'또 보자'는 이야기는 있었다. 하지만 전역 후 다시 정식으로 입단 테스트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2021시즌을 마친 뒤 교육리그부터는 구단 측의 권유를 받아 투수로 전향했다. 나균안, 나원탁 등 포수 출신 선수들의 투수 전향이 줄을 잇던 시기다.
그중 나균안은 리그 최고의 토종에이스 중 한명으로 성장했다. 김강현은 나균안의 전향과 성장을 고스란히 옆에서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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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에 익숙지 않은 몸은 자꾸 탈이 났다. 올시즌 개막 전에도 부상을 당해 출발이 늦었다. 하지만 거듭된 부상을 이겨내고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10경기에 등판, 3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10경기 중 8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11일 마침내 1군에 등록됐다. 투수로는 처음 밟아보는 1군 무대다.
"균안이는 감각이 워낙 좋은 친구라 잘 던지는 것 같다. 나 역시 포수로 구단의 눈에 들었던 것도 아니라서 투수 전향 권유를 받아들였다. 그동안 나도 가족들도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김강현에 대해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제구에 강점이 있는 투수라는 보고를 받았다. 우리 불펜들의 체력 소모가 컸던 한 주였다. 1군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한다. 새로운 활력(fresh arm)이 필요했다"고 콜업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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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튼 감독은 KBO리그 유일의 외국인 사령탑이다. 1군 주축 멤버가 아닌 대부분의 선수들은 등번호로 구분한다. 롯데에는 유독 윤동희-한동희, 구승민-고승민, 윤성빈-황성빈-손성빈처럼 이름이 같은 선수들도 많다.
적어도 팀내에 동명이인은 없다. 김강현은 서튼 감독에게 'No.19'가 아닌 '강현'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