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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루키 우완 바비 밀러(24)가 차세대 에이스로 평가받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프로 입성 후 빠른 적응력을 발휘하며 투구폼을 안정화시키며 단기간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한 그는 구위와 제구에서 에이스 자질을 두루 갖췄다.
다소 불안한 제구와 와일드한 경기 운영에도 불구, MLB파이프라인은 2023년 마이너리그 유망주 순위에서 밀러를 다저스 팜 2위, 전체 19위에 올려놓았다.
지난달 24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은 밀러는 4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0.78, WHIP 0.826, 피안타율 0.150(80타수 12피안타)을 마크 중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빅리그 데뷔 첫 4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1.00 미만, 탈삼진 23개 이상, 피안타 15개 미만을 기록한 투수는 밀러가 처음이다.
밀러는 빅리그 데뷔 후에도 패스트볼 위력을 뽐내고 있다. 주무기인 싱커의 구사 비율은 36.6%로 최고 100.4마일, 평균 98.6마일이 찍혔다. 포심 직구는 11.6%의 비중이고 최고 100.4마일, 평균 99.2마일이다. 패스트볼 계열인 두 구종의 평균 구속은 98.7마일이다. 그가 4경기에서 던진 싱커와 포심 183개 가운데 100마일 이상은 17개다.
MLB파이프라인은 '밀러는 작년 시범경기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100마일 강속구로 삼진으로 잡았고, 퓨처스게임에서는 1이닝 3타자 탈삼진을 마크했다'면서 '프로 입성 후 투구폼을 줄여 더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밀러는 볼배합도 개선할 필요가 있는데, 직구가 잘 맞아나간다고 해도 전체적인 커맨드가 향상되고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에 빅리그에서 프런트라인 스타터로 성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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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가 마이너리그에서 2년 6개월 동안 착실하게 성장세를 밟았다는 게 누군가에게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바로 밀러가 빅리그 3승을 따낸 그날 프로 데뷔전을 치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심준석(19)이다.
루키리그 FCL 파이어리츠 소속인 심준석은 이날 플로리다주 파이어릿시티 컴플렉스에서 열린 FCL 오리올스(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동안 12타자를 삼진 8개를 포함해 모두 잠재운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그야말로 감격적인 미국 프로야구 데뷔전이었다.
피츠버그 마이너리그 소식을 다루는 '파이어릿 프로스펙츠'는 이날 '심준석은 타자를 압도하는 직구를 꾸준히 던지면서도 직구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모든 구종을 고르게 던지는 그는 만 19세를 넘긴 지 얼마 안 된 투수로는 놀라운 커맨드를 보여줬다. 슬라이더가 가장 효율적인 제2구종이었고, 스트라이크를 위주로 던졌다. 체인지업도 효율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날 심준석의 직구 구속은 94~97마일에서 형성됐다.
심준석은 빅리그 마운드를 향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 첫 실전서 구속과 제구가 일정 수준 이상임을 확인한 만큼 상위 단계인 싱글A 승격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심준석보다 5살 위인 밀러가 만 22세인 2021년 봄에 마이너리그 첫 실전을 던진 것과 비교하면 심준석의 출발은 3년 빠른 셈이다.
구속을 좀더 끌어올리고 제구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밀러와 마찬가지로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도 능숙한 심준석은 아직 100마일을 공식적으로 뿌린 적이 없다. 덕수고 시절인 지난해 157㎞가 공식 최고 스피드다. 피츠버그 입단 후 불펜피칭서는 98.2마일(158㎞)이 최고 구속이다. 피츠버그도 곧 100마일을 던질 유망주로 심준석을 바라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