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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상대로 0.324인데 선발서 제외, 전날 사건 때문? 폭발적 질주 위축 소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5-25 07:43 | 최종수정 2023-05-25 07:46


좌완 상대로 0.324인데 선발서 제외, 전날 사건 때문? 폭발적 질주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이 최근 2주 동안 결정적인 주루 미스를 잇달아 범하는 바람에 현지 언론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이 두 번의 황당한 주루사를 당한 다음 날인 25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대주자로 출전했다.

피츠버그는 이날 PNC파크에서 계속된 텍사스와의 홈경기에서 2대3으로 패했다. 배지환은 2-3으로 뒤진 8회말 1사 1루에서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카를로스 산타나의 대주자로 교체 투입됐다. 이어 9회초 수비 때 중견수로 들어갔다. 9회말 마지막 공격이 삼자범퇴로 끝나는 바람에 배지환이 타석에 설 기회는 없었다.

배지환은 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을까. 이날 텍사스 선발은 좌완 마틴 페레즈였다. 페레즈는 7이닝을 6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6승을 거뒀다. 텍사스의 좌완 에이스로 꼽힌다. 지금은 제이콥 디그롬이 부상 중이라 1선발 노릇을 한다.

좌완투수가 선발이라 좌타자인 배지환을 쉬게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배지환은 올시즌 상대 선발이 좌완일 때 7경기나 선발로 출전했다. 그리고 좌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24(37타수 12안타)로 우완 상대(0.239)보다 잘 쳤다. 더구나 전날 경기에서 2안타를 쳐 타격감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또한 페레즈는 올시즌 좌타자에 피안타율이 0.400으로 무척 약하다.

결국 전날 두 차례나 베이스에서 아웃된 데 대한 벤치의 경고성 조치라고 볼 수밖에 없다.


좌완 상대로 0.324인데 선발서 제외, 전날 사건 때문? 폭발적 질주 …
배지환이 지난 24일(한국시각) 텍사스전에서 3회말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상대의 견제에 아웃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배지환은 24일 텍사스전에서 3회 좌전안타, 8회 내야안타로 출루했지만, 각각 1루 견제와 2루 오버런으로 아웃돼 팀의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MLB.com은 '그런 배움의 순간으로 인해 피츠버그는 상대 선발 네이선 이발디를 무너뜨릴 기회를 날려버렸다'며 '배지환은 최근 몇 주 동안 5번의 도루 시도 중 4번을 실패했고, 이날 주루사 2개를 합쳐 6번을 베이스에서 아웃됐다'고 지적했다.


데릭 셸턴 피츠버그 감독은 전날 경기 후 "지금은 그런 실수가 괴롭겠지만, 배움의 과정이다.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3루로 가기로 했으면 스피드를 줄이지 말고 갔어야 한다. 상대 (우익수)가르시아는 2루로 던지고 있었다. 3루로 그대로 달렸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욕심을 좀 줄일 필요가 있다. 지금은 좀 서두르는 것 같다. 그런 스피드를 지닌 젊은 친구들을 종종 보는데 경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뭔가를 해보려고 하다 실수를 한다. 배지환도 지금 욕심이 지나친 것 같다"면서 "그가 갖고 있는 무기는 정말 좋은 무기지만 무모하게 사용하면 아웃카운트만 늘어난다. 그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배지환은 셸턴 감독의 지적을 인정했다. 그는 "투아웃 상황이어서 3루까지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결국 이닝이 끝나고 말았다"며 "득점 상황을 보고 우리가 뒤지고 있어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욕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배지환은 "지금 가장 중요한 숙제는 게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언제 뛰고 언제 뛰지 말아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뭐가 잘못됐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향후 배지환의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이 위축될 소지가 커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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