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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경민아 오늘 130승 하면 파티 있다 다 나온나" 등판을 앞둔 입단 동기에게 다가온 삼성 강민호가 장난을 치며 두산 선발 장원준의 긴장감을 풀어줬다.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린 23일 잠실야구장. 경기 시작 20분 전 그라운드에 나와 캐치볼을 시작한 두산 선발 장원준은 손에 연신 입김을 불어 넣었다. KBO리그 통산 129승 베테랑 투수 장원준도 긴장한 모습이었다.
캐치볼을 하고 있던 장원준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 입단 동기 포수 강민호였다. 지금은 두산과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한때 두 사람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던 배터리였다.
타석에 들어서면 장원준의 볼을 어떻게든 안타로 만들어야 하는 사이가 돼버렸지만, 강민호는 마음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달성하지 못한 입단 동기 장원준의 통산 130승을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1,844일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던 장원준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서 강민호는 특유의 입담을 뽐냈다. 1루 두산 더그아웃에 있던 주장 허경민을 향해 "경민아 오늘 130승 하면 파티 있다 다 나온나. 선배님이 130만원 기부하셨다"라며 장원준 본인 의도와 전혀 상관없는 승리 공약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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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심의 플레이콜과 시작된 경기. 강민호는 입단 동기의 우승을 응원하는 경기 전 모습과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첫 타석부터 안타를 날렸다. 출루에 성공한 강민호는 김태군의 적시타 때는 득점까지 올리며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입단 동기 롯데 강민호에게 안타를 맞으며 2회만 4실점 허용했지만 무너지지 않고 5회까지 버텼다. 그 결과 드라마 같은 장면이 나왔다. 2회 4실점 한 선발 투수 장원준을 위해 두산 타자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4대1로 뒤지고 있던 3회 1사 이후 양의지, 양석환의 연속 안타로 1,2루 득점권 찬스를 만들더니 로하스가 좌익수 피렐라의 키를 넘기는 장타를 터뜨리며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진 1사 2루 김재환의 동점 적시타, 2사 2루 송승환의 역전 적시타, 이유찬의 달아나는 적시타까지 후배들은 베테랑 투수 장원준의 승리를 위해 집중력을 발휘했다.
후배들이 놀라운 공격력으로 역전을 만들어 주자 선발 장원준도 힘을 더 내기 시작했다. 4회 선두타자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김태군을 병살타로 돌려세웠고, 직전 타석 2타점 3루타를 맞았던 이재현을 뜬공 처리한 뒤 자신이 직접 처리하며 복수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후 삼성 강민호는 최선을 다해 통산 130승을 달성한 친구 장원준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보내며 진심으로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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