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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함께 129승을 합작했던 최고 포수가 4년만에 돌아왔는데 그대로 129승. 함께 130승 도전? 한 편의 드라마가 잠실뻘에 쓰여진다[SC초점]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3-05-21 21:33 | 최종수정 2023-05-22 07:40


5년전 함께 129승을 합작했던 최고 포수가 4년만에 돌아왔는데 그대로 …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NC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NC 박석민을 병살처리한 후 두산 장원준이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30.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인간 승리를 보여줄까. 한물간 왕년의 스타가 다시 노력해 성공하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소재다. 스포츠에도 그런 일은 벌어진다. 그리고 23일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의 장원준이 그 도전을 한다. 5년만에 승리투수를 위해 선발로 나선다.

장원준은 23일 잠실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일찌감치 내정됐다. 2군에서 던지다가 지난 18일부터 1군에 올라와 동료들과 함께 하며 선발 등판 준비를 하고 있다.

2020년 10월 7일 SK 와이번스전(1⅔이닝 4실점)이 마지막 선발 등판. 이후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선발 기회는 없었고, 중간계투로만 나섰다.

장원준은 두산팬들의 가슴 한켠에 있는 베테랑 투수다. 두산 왕조를 열어준 투수이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왼손 에이스로 활약하다가 2015년 FA로 두산에 온 장원준은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정규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2승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당시 외국인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1,2선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유희관과 함께 선발진을 이끌어 정규리그 3위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쭉쭉 올라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누르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장원준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서 1승씩을 챙기며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다.


5년전 함께 129승을 합작했던 최고 포수가 4년만에 돌아왔는데 그대로 …
2018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장원준이 LG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이날 장원준은 승리투수가 됐고 개인 통산 129승을 거뒀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5.05/
2016년에도 27경기서 15승6패를 기록하면서 한국시리즈 2연패에 앞장섰다. 2017년에도 14승으로 선발로서 제몫을 다했던 장원준은 두산팬들로부터 언제나 꾸준한 피칭을 한다고 '장꾸준'이란 영광스런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다. 너무 꾸준히 던진 탓에 한번 몸이 망가지자 돌아오기가 힘들었다. 선발에서 제외되고, 어느순간 1군에서 보이지 않게 됐다. 어느새 매시즌이 끝날 때마다 장원준의 은퇴 여부가 팬들의 관심사가 됐다.

지난해 장원준은 27경기에 등판해 승리없이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또 은퇴냐 도전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두산에 새로 부임한 이승엽 감독이 마지막 도전을 허락했다.

열심히 했지만 개막 때 1군에서 제외됐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장원준은 2군에서 선발 투수로 던지며 기회를 노렸다.


4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20이닝을 던지며 18개의 삼진을 잡았고, 볼넷은 5개 뿐이었다.

파일 딜런의 대체 선발로 나선 유망주 이원재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이 감독이 드디어 장원준에게 선발 기회를 줬다.

이 감독은 지난 19일 수원에서 장원준의 불펜 피칭 장면을 직접 지켜보기도 했다. 당시 "캠프 때보다, 시범경기 때보다 좋아 보인다. 연습할 때는 컨디션이 좋구나 느꼈다"라며 기대감을 말했다.


5년전 함께 129승을 합작했던 최고 포수가 4년만에 돌아왔는데 그대로 …
2023 KBO 퓨처스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DH 1차전 경기가 27일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렸다. 두산 장원준. 이천=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4.27/
부상으로 빠졌던 곽 빈이 주말에 돌아올 계획이고, 딜런 역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장원준에게 당분간 선발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중간 계투로 합류해 1군에서 던질 수도 있고 그러다보면 승리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지만 선발로서 5이닝을 던지고 리드한 상태에서 내려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는 것이 그동안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장원준에게 가장 어울리는 130승이다.

장원준과 129승째를 함께 했던 포수 양의지가 돌아와 23일 함께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둘이 함께 130승을 만들어낸다면 또하나의 스토리가 탄생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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